윤재옥 “‘의원월급 깎아라·국회 해산해라’ 댓글에 부끄럽고 답답”

조병욱 2023. 7. 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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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정치 복원과 민생법안 처리 등 그간의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윤 대표는 민주당과 협상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정치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에 대해 "합리적 의회주의자, 대화가 되시는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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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
“국정과제 법안 329건 중 197건 국회에 발목잡혀”
“국회, 국민 민생 관련 입법적 성과 만들어내야”
“양당, 미래와 혁신위한 경쟁에 함께 나서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정치 복원과 민생법안 처리 등 그간의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윤 대표는 민주당과 협상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정치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가 정쟁의 틀에 갇혀 제때,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면 온 국민이 힘들어지고 나라의 미래도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형편이 얼마나 어려운가, 경제 지표가 나아지고 있지만 현장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여전하고, 특히 서민 경제는 고통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부 변수로는 “북한은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고 있고, 미·중 갈등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외교환경도 우리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을 꼽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 원내대표는 국정과제의 입법 추진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입법 현황을 살펴보니 통과시켜야 할 법안이 총 329건인데 이제 겨우 132건이 통과됐고 197건이 아직 국회에 잡혀있다”고 했다. 이어 “우선 7월 국회에서는 보호출산제, 우주항공청 설치에 대한 특별법, 민주당이 교육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했던 학자금 이자 감면과 관련된 법 등을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비대면 진료 관련해서도 코로나 이후에 시범실시하고 있지만 법적 뒷받침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비대면 진료법, 재정준칙법, 가업 승계 활성화법도 신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꼽았다.

협상상대인 야당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에 대해 “합리적 의회주의자, 대화가 되시는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양당 원내대표가 의회 정치를 복원하겠다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데 결과 만들어 내야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선 “당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우리당 보단 힘든 것 같다”며 “법안 하나 처리하는데도 개별 의원이 반대하면 거기서 발목이 잡히는 일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 예로 보호출산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극단적 지지자들이 정치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극단적 지지자들의 어떤 행동들로 인해 (여야가) 상당히 진전된 합의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도록 양당 원내 지도부가 뜻을 모아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 “전세사기 특별법은 양당이 첨예한 대립 있었지만 치열하게 논의하고 상임위에 힘을 실어주고, 이렇게 해서 양당이 합의를 도출했다”며 “앞으로도 민생 관련한 법안들 최소 일주일 1건 정도 양당이 이런 노력 통해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언급하며 반성과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간담회를 준비하며 지난 100일 동안 국회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사를 쭉 한 번 훑어봤다. 아무리 찾아봐도 좋은 기사는 거의 없고 ‘국회의원 월급 깎아라’, ‘국회 해산해라’ 이런 댓글이 수백개씩 달린 기사들이 참 많았다. 원내대표에 취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말씀드린 것이 의회정치 복원이었는데 사실상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 부끄럽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TK(대구·경북)지역 물갈이론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반대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구·경북이 우리당 핵심 지역임에도 선거 때 이런 이야기가 나와 지역 정치권이 너무 피폐해지고 정치력이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 물갈이는 좋은 물갈이가 돼야 하는데 교체율만 높이는 게 좋은 거냐, 좋은 사람으로 교체해야 좋은 물갈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논의가 “TK 정치인들에게 엄청난 부정적 영향 미친다”며 “좋은 분들이 좋은 정치를 하고, 사람 통해서 정치·지역구 문제가 선순환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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