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환자 안전 고려해 총파업 이틀만에 종료”…부산대병원 등은 지속
간호인력·공공의료 확충 등 요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요구하며 전국 140개 의료기관에서 벌인 총파업을 이틀 만에 종료했다. 이에 13∼14일 일부 의료기관에서 발생했던 진료 차질과 이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도 일단 봉합되게 됐다.
노조는 산별 총파업 대신 의료기관별 현장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부산대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에선 개별 파업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 이틀째인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노조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간의 산별총파업투쟁으로 노조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환자안전과 불편, 보건복지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파업을 14일 오후 5시에 종료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가 19년 만에 벌인 이번 총파업엔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에서 4만5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 경희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아주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부산대병원 등 전국 20곳 안팎의 상급종합병원 노조도 파업에 참가했다.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 5’ 제도화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공공의료 확충 등을 이번 파업의 주요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복지부와 12∼14일 세 차례 면담을 통해 “의료현장의 인력대란과 필수의료·공공의료 붕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시행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측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산별 총파업 투쟁을 종료하고 현장교섭·현장투쟁으로 전환하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리고 이후 남은 쟁점에 대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현장교섭도 조속히 타결해 환자 진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파업으로 국민에게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불편이 헛되지 않도록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보건의료체계를 정상화하고 환자 분들의 의료 서비스질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틀간의 총파업 기간 노조와 의료기관들은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수술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 등을 위해 필수인력을 투입했지만, 일부 의료기관에선 이틀째 혼란과 진료 차질이 나타났다.
파업 참여 인원이 특히 많은 부산대병원과 경남 양산부산대병원의 경우 입원과 외래 진료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부산대병원은 일반병동 환자 700명가량을 퇴원시킨 채 특수병동 환자 150여 명 250여 명만을 관리하는 중이며, 양산부산대병원도 1천280병상 중 100병상 미만에만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도 한양대병원이 전날에 이어 입원지원센터 운영이 중단돼 텅 비었고, 경희대병원도 병동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신규 입원을 제한했다.
고려대구로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은 특정 분야 응급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119 구급대원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파업 참여인원이 비교적 적어 혼란이나 진료 차질이 크지 않은 의료기관에서도 환자들이 평소보다 길어진 대기 시간에 불편을 호소하거나, 파업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총파업이 이틀 만에 종료되면서 환자들도 한숨 돌리게 됐지만, 진료 공백이 특히 두드러졌던 부산대병원 등에선 파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크게 투쟁할 사안이 없는 현장에선 교섭을 하겠지만, 부산대병원의 경우 투쟁 사안이 있어서 17일에도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전국 14대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이 완료되지 않고 있어 노조가 이를 중요 요구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노사 갈등이 첨예해 파업이 내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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