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는 최악의 싸구려” 욕했는데…“포르쉐·BMW보다 좋다”에 판매도↑[왜몰랐을카]
英서 아이오닉5 판매도↑
고성능 N으로 ‘퀀텀점프’
영국에서 ‘최악의 싸구려 자동차’로 욕먹던 현대자동차가 인생역전 뺨치는 반전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 윤여정의 어록처럼 ‘고상한 체’(snobbish)하면서 차를 고를 때는 차부심(자동차+자부심) 강한 독일인에 못지않게 가격, 성능, 품질, 실용성 등을 깐깐하게 따지는 영국인들을 사로잡았다.
호평은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1~6월) 포르쉐 타이칸, BMW iX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아이오닉5를 앞세워 2018년 이후 최다 판매량을 달성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만908대)보다 13.3%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8년 이후 가장 많이 판매됐다. 시장 점유율은 약 4.88%로 전체 브랜드 중 8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영국법인은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친환경차 제품군을 선보인 게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2021년 1만4505대, 2022년 2만1474대, 올해 2만2821대다. 올해 상반기에는 친환경차 판매 4위를 달성했다.
친환경차 중 전기차 판매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7276대다. 전년동기의 6891대보다 늘었다.
아이오닉5는 출시 6개월 만에 판매대수 2267대를 기록하며 영국 전기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듬해에는 5986대 팔렸다. 올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2525대로 집계됐다.
아이오닉5에 힘입어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대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6988대에서 2021년 1만2565대로 2배 가까이 많아졌다. 지난해에도 1만4449대로 더 많이 판매됐다.
현대차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해 올해 하반기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공급을 확대한다. 이번 달에는 ‘디 올뉴 코나 일렉트릭’도 투입했다.
애슐리 앤드류(Ashley Andrew) 영국법인 대표는 “현대차는 매력적이고 혁신적인 모델들을 통해 영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글로벌 전동화를 선도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영국에서 전기차 공급을 확대하고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에는 영국에서 ‘싸구려 차’로 낙인찍혔다.
지난 2004년 영국을 넘어 세계적인 자동차 프로그램으로 인정받는 BBC 톱기어는 “현대차는 냉장고에 바퀴 달린 가전제품과 같다”며 “영혼과 열정이 없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싸구려‘라는 평가에 충격을 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품질경영’을 화두로 던졌다.
24시간 가동되는 ‘글로벌 품질 상황실’을 운영했다. 세계 각지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유관 부서에 통보,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모든 차량에 대해 세계적으로 가장 가혹하다고 알려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영하 40도의 스웨덴 얼음 호수, 미국 모하비 사막에서 한계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에는 국내외 산재해 있는 품질평가 시험시설을 한곳에 모은 ‘글로벌 품질센터’를 열었다.
인공지능(AI) 비전 기반의 품질 검증 시스템도 갖추고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도 적용하고 있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와도 적극 공조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자동차부품산업재단을 설립하고 ‘품질 5스타’와 ‘품질 패스’ 제도를 도입했다.
고성능 엔(N) 브랜드의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인 N비전74는 현대차를 ‘싸구려’로 취급했던 BBC 탑기어의 태도를 돌변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BBC 탑기어 매거진이 주관한 ‘탑기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아이콘’(Instant Icon Award)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탑기어 측은 선정 이유에 대해 “N비전74를 통해 현대차의 과거 디자인과 미래 고성능 차량 개발에 대한 추진력을 엿볼 수 있었다”며 “현대차가 N비전74를 통해 한국차 브랜드의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이 현대차에 반하게 만든 일은 또 있다. 한두번이 아니다.
현대차 전기차 판매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아이오닉5가 중심에 있다. 영국인들의 자동차 선택에 영향력이 큰 전문매체와 전문기자들에게 잇달아 호평받았다.
‘영국 올해의 차’는 전문기자 2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와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각 부문별 최고의 자동차에 뽑힌 10개 차종을 대상으로 올해의 차를 결정한다.
존 챌린 영국 올해의 차 편집장은 “자동차의 미래처럼 느껴지는 아이오닉5는 디자인, 성능, 실용성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전기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택일 뿐만 아니라 영국 올해의 차로서도 손색없다”고 호평했다.
아이오닉5는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 익스프레스(Auto Express)의 뉴 카 어워드에서 ‘2021 올해의 차’, ‘중형 업무용 차’, ‘프리미엄 전기차’ 등 3개 부문을 석권했다.
영국 톱기어의 일렉트릭 어워드, 카 디자인 리뷰(Car Design Review), IDEA 디자인 어워드(IDEA Design Award) 등에서도 상을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아이오닉5 N을 공개했다.
정의선 회장도 참석했다. 그가 현대차그룹 회장으로는 신차 발표 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현대차가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아이오닉5 N 공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자랑스럽다”며 “연구원들이 자랑스럽고 잘 만들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운전 소감을 묻자 “재밌다”며 “직접 운전을 해야지 옆에 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아이오닉5 N과 포르쉐 타이칸을 같이 시험 주행해보니 성능 면에서 뒤지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이오닉5 N은 ‘고성능’이기에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현대차 가치를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품질경영으로 싸구려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제네시스로 벤츠·BMW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음 목표는 포르쉐와 진검승부를 펼칠 고성능 이미지 구축이다. 혹평을 호평으로 바꾸고 싼맛 대신 살맛을 높인데 이어 고성능 브랜드로 인정받게 만들 ‘퀀텀점프’ 선봉장은 아이오닉5 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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