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양평고속道-춘천고속道 연계안 왜 숨기나[정다운의 뉴스톡]

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2023. 7. 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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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예타 당시 국토부, 사업목적에 '춘천고속道 교통체증 완화' 명시
논란 이후 사업목적으로 6번국도 및 수도권 제1순환선 교통체증 완화만 강조
국토부 주장 강상면안의 경우, 춘천선 연결시 거리·비용 늘어 비효율적
예타 참여 KDI 연구위원 "춘천선 연결시 양서면안이 사업목적에 부합"
입장 바꾼 국토부 "양평고속도로와 춘천고속도로 연결 계획 없어"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출연 : 윤철원 기자

[앵커]
이번주 서울-양평간 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한 저희 CBS 단독 취재내용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준비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최적의 조건이라고 하며 밀었던 강상면 수정안,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곳으로 고속도로 종점을 바꾸는 안인데요.

이 수정안이 사실은 양평 고속도로를 건설하려고 했던 본래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토부가 모종의 이유 때문에 이 고속도로의 본래 건설 목적과는 다른 노선을 고집하고 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요. 이 사안 취재한 기자 연결합니다. 윤철원 기자.

[앵커]
김건희 여사 일가 땅 쪽으로 종점을 바꾼 수정안이죠. 강상면안이 고속도로 사업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기자]
설명에 앞서 먼저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앵커께서도 혹시 주말이나 휴일에 차를 가지고 강원도 양양이나 속초쪽으로 여행하신 적 있으시죠?

[앵커]
그럼요.

[기자]
그럼 혹시 어떤 도로를 이용하셨는지 기억하십니까?

[앵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탔던 거 같은데요.

[기자]
어떠셨나요?

[앵커]
주말엔 아무리 시간대를 잘 봐서 출발을 해도 올때나 갈때나 정말 너무 막혀서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기자]
네. 맞습니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는 주말이면 강원도를 찾는 나들이 차량들로 많이 막히는 도로로 유명한데요. 저희 취재에 따르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양평간 고속도로가 바로 이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의 교통체증 완화도 사업 목적에 있었다는 겁니다.

[앵커]
춘천 고속도로요? 양평 고속도로는 두물머리 있는 6번 국도나 수도권 제1순환선 교통체증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라고 많이들 아실텐데,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기자]
네. 당연히 그러실 수밖에 없는 게, 논란이 되고 나서 국토부는 서울-양평간 고속도로가 6번 국도와 수도권 제1순환선의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 강하 IC를 설치하면 양평군 주민들한테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강상면안이 최적안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 효과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습니다. 얼마전 원희룡 장관이 유튜브에 나와 일타강사처럼 설명을 할 때도 제가 들어봤는데 이 내용은 말하지 않더라고요.

[앵커]
그러면 윤 기자는 이 사실을 어떻게 확인한 겁니까?

[기자]
처음에는 2년이나 걸려 통과한 예타안을 두 달만에 용역업체가 뒤집었다는 게 잘 이해가 안 됐었는데요. 그래서 도로 설계 전문가들한테 자문을 구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얘기가 예타보고서를 보면 양서면안이 최적안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앵커]
이유는요?

[기자]
먼저 예타보고서에 기술된 사업 목적에는 '수도권 제1순환선 및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교통 정체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명히 명시가 돼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 말로는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상습정체 구간인 강일 IC에서 설악 혹은 강촌 IC 사이를 건너뛰어야 하는데,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과 설악 혹은 강촌 IC 사이를 연결하면 이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박종민 기자


[앵커]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처음부터 서울-춘천 고속도로와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한 거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예타를 수행한 한국개발연구원 KDI에 직접 확인을 해봤는데요.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한 연구위원은 "고속도로를 연계해서 광역교통으로 처리하려는 목적이 컸다"며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앵커]
그럼 여기서 하나 더 질문. 서울-춘천 고속도로와의 연결은 이해가 되는데, 양서면안이 왜 강상면안보다 그 사업목적에 더 부합한다는 건가요?

[기자]
지도를 보면 이해가 쉬우실 텐데요. 원안인 양서면안은 노선이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향해서 북쪽으로 흐릅니다. 반면 수정안인 강상면안은 노선이 남쪽으로 내려와 있어 서울-춘천 고속도로와 수평이 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양서면안은 서울-춘천 고속도로까지 최단 거리로 연결되지만, 종점이 강상면으로 내려오게 되면 꺾어서 올라가야 한다는 얘깁니다.

먼저 양평고속도로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탄 다음, 양서면까지 올라가서 다시 JCT를 이용해 서울-춘천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도로로 한 번 더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10km 정도를 돌아가야 하고, JCT도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정리하자면 강상면안은 거리도, 비용도 더 늘어날 뿐만 아니라 운전자들도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타에 참여했던 KDI 연구진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예타에 참여했던 한 연구위원]
"국토부가 최적안을 만들어서 사업 계획서를 준 것에 대해 검토를 하게 돼 있다. 국토부가 제시한 사업 목적에 그게 제시돼 있고, 두 개를 비교한다면 위치에는 부합하는 안이라고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앵커]
그러면, 국토부는 왜 그렇게 강상면안을 주장하고 있는 거죠?

[기자]
사실 저도 그게 의문인데요. 사실 예타 보고서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본 사업이 수도권 제1순환선 및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정체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라는 내용입니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국토부의 입장을 들었는데요. 국토부의 입장은 "서울-양평과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연결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앵커]
입장이 바뀐 거네요. 그럼 오로지 두물머리로 향하는 교통체증, 양평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다고 하기엔 이 사업 자체가 국책사업이고 사업비가 1조7천억원이나 된다는 점에서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할 때도 상당히 간신히 통과했는데요. 아마도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교통체증 완화라는 기대효과마저 없었다면 예타 통과가 어려웠을 겁니다.

[앵커]
그럼, 두 도로를 연결하지 않으면서 서울-춘천선의 정체를 해소할 다른 방안이 있는 건가요?

[기자]
예타 보고서에도 나오는데요. 두 도로를 연결하지 않을 경우 서울-춘천선의 교통량은 전혀 변화가 없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왜 예타에서 양서면안만 검토가 됐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게 최단거리였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윤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아무쪼록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잘 뚫려서, 강원도 가는 길이 좀 편해졌으면 좋겠네요.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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