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소리 나는 '39살 베테랑' 수비에 망연자실한 주자...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 유격수 [유진형의 현장 1mm]

2023. 7. 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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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39살의 나이에 어떻게 저런 수비를 할 수 있지

야구장이 한순간 조용해졌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수비에 '와!'하는 소리만 탄성만 들릴 뿐이었다.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연승 행진을 달리며 4위권 진입을 노리는 KT와 침체된 타선으로 6연패 늪에 빠진 키움의 맞대결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외로 원사이드하게 흘러갔다. KT가 승기를 잡고 손쉽게 리드할 수 있었던 건 베테랑 내야수들의 수비가 한몫했다. 특히 2루수 박경수는 입이 떡 벌어지는 수비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시작은 1회부터였다. 1회말 키움 선두타자 김준완이 KT 고영표를 풀카운트 승부로 끌고 가며 괴롭혔다. 7구째 137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1루 강습 타구를 만들었고 KT 1루수 박병호가 포구 실책을 했다. 박병호의 왼발에 맞은 공이 2루 쪽으로 굴렀고 이렇게 수비 실책으로 손쉽게 출루하는 듯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어느새 박경수가 이 공을 잡고 몸을 날려 1루로 송구했다. 간발의 차로 아웃을 시키지는 못했지만, 최고참 선수의 몸을 사리지 않는 이 수비 하나는 이날 KT 선수들의 집중력과 정신력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하이라이트는 4회였다. 키움은 4회초 2실점 하며 0-4로 끌려가고 있었고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4회말 선두타자 김준완이 우전안타로 출루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후속타자 김혜성이 초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박경수가 날아올랐다. 2루 쪽으로 몸을 날린 박경수는 넘어진 상태에서 다시 한번 더 몸을 튕기며 2루 글러브 토스를 하며 1루 주자 김준완을 아웃시켰다. 비록 타자는 잡지 못했지만, 주자를 잡는 수비는 말 그대로 명품 수비였다.

2루에서 이 송구를 포구한 유격수 김상수는 박경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뒤 90도로 고개 숙여 경의를 표했다. 수비를 지켜본 고영표도 '우와'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박수치며 놀라워했다. 반면 1루 주자 김준완은 '어떻게 이런 수비를 할 수 있지'라는 표정으로 깜짝 놀라며 당황했다.

결국 키움은 박경수의 계속되는 호수비에 전의를 상실했고 0-9로 영봉패를 당하며 7연패에 빠졌다. 반면 KT는 39살 최고참 베테랑의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에 후배들이 응답하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할 수 있었다.

한편 KT는 올 시즌 김상수를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하면서 탄탄한 내야 수비를 뽐내고 있다. 박병호(37), 박경수(39), 김상수(33), 황재균(36)으로 이어지는 내야수들의 평균연령은 36.3세다. 이 중에서도 불혹에 가까운 나이의 박경수는 최고참이다. 젊었을 때부터 수비가 좋은 것으로 유명했던 박경수는 아직 녹슬지 않는 수비력을 뽐낸다. 그는 워낙 경험이 출중하다 보니 웬만한 상황에 무리 없이 대처하고 KT의 흔들리지 않는 내야를 이끌고 있다.

[엄청난 수비로 동료들을 놀라게 한 KT 박경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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