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새마을금고 이어 대구은행도 연체 채무 탕감…“성실히 갚는 사람만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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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연체 채무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최근 DGB대구은행은 금융소외계층에 회생 기회를 주기 위해 'DGB희망나눔 채무감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역 새마을금고에 '한시적 채무조정 프로그램 내용 변경 안내'라는 문서를 발송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권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금융당국의 연체율 관리 압박이 이어지자 꺼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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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연체율 관리에 손실 감수하며 고육지책 꺼내
도덕적 해이 우려 지적도…“채무 상환 의욕 저해”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은행권에서 연체 채무를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금융사의 건전성 제고와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에 부응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성실하게 빚을 갚고 있는 차주들 입장에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최근 DGB대구은행은 금융소외계층에 회생 기회를 주기 위해 'DGB희망나눔 채무감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채무감면 프로그램은 오는 12월까지 6개월간 시행한다.
대상은 3개월 이상 장기간 대출을 연체한 고객들의 특성을 반영해 50~90%의 탄력적 채무감면율을 적용한다. 최장 5년의 장기 분할납부 및 성실 상환 시 인센티브 부여 등 감면 혜택도 진행한다.
DGB대구은행 측은 "금융기관 최고 수준의 감면율을 적용해 서민과 금융 취약계층의 대출 상환 부담을 덜고, 신용 회복을 돕겠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도 연체 중인 개인, 개인사업자, 중소기업의 '연체이자 원금상환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기간은 이달부터 1년간이다.
우리은행은 연체이자를 납부한 고객(부분 납부 포함)을 대상으로 납부한 금액만큼 원금을 자동으로 상환해 준다. 또 개인사업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부터 1년간 보증서 대출 신규 고객에게 첫 달 이자도 전액 환급한다. 아울러 대출원금 상환에 따른 중도상환 해약금도 면제하고 대출금을 전액 상환한 경우에는 캐시백으로 혜택을 받는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약 40만 명에 5600억원 규모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부실 우려가 제기된 새마을금고도 채무 탕감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역 새마을금고에 '한시적 채무조정 프로그램 내용 변경 안내'라는 문서를 발송했다. 각 금고 이사장 재량으로 이자가 밀린 계좌의 정상·연체이자 전액을 감면할 수 있다. 기간은 지난달 29일부터 올해 말까지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권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금융당국의 연체율 관리 압박이 이어지자 꺼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연체율을 각각 5.07%, 2.42%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대비 1.66%포인트, 0.90%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런(예금인출 사태) 우려까지 빚어졌던 새마을금고는 올 6월 기준으로 잠정 6.4%까지 올랐다. 이런 이유로 회계상 손실을 떠안으면서도 이자를 탕감해 연체율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상생금융'을 주문하고 있는 당국과 코드를 맞추겠다는 의미도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상생 금융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매분기마다 우수사례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원금 및 이자 탕감 움직임이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채무를 연제해도 버티면 금융사가 갚아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실히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는 차주 입장에서는 역차별과 함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오히려 채무 상환 의욕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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