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승진 대가’ 뇌물수수 혐의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 기소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동대문구 제공.

승진을 대가로 구청 직원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유덕열 전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신대경)는 14일 유 전 구청장을 뇌물수수, 업무상횡령, 직권남용, 지방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전날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1998년과 2010, 2014,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4선 구청장’을 지낸 유 전 구청장은 재직 중 직원들에게 금품을 받고 근무 평정을 바꾸도록 지시하는 등 승진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 수사 단계서 파악된 유 전 구청장의 수수액은 약 5000만원이다. 유 전 구청장은 구청 업무추진비 1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유 전 구청장은 지난달 26일 검찰에 출석해 공범으로 알려진 비서실장 A씨와 대질조사를 받았다. A씨는 유 전 구청장 지시에 따라 동대문구청 직원들에게 받은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유 전 구청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A씨의 공소장을 보면, 2013년 무렵 동대문구청에서는 ‘서기관 및 사무관 승진자는 사실상 구청장의 뜻대로 정해진다’ ‘승진을 하려면 비서실장을 통해 구청장에게 돈을 줘야한다’는 등의 소문이 돌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유 전 구청장은 제기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는 경찰 입건 당시에도 “직원들로부터 금품을 일절 받은 적 없다”며 “업무추진비 횡령 사실도 없으며 보도된 사항은 누군가의 투서에 의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만 업무추진비 집행과 관련해서는 일정 부분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

☞ [단독]“승진하려면 구청장에게 돈 줘야”···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 공범 공소장 보니
     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307111703001

---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