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풍도 막지 못한 박지영, 1타차 단독 선두... "우승 왕관 갖고 싶어요"

박지영이 14일 제주 제주시 더시에나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 2라운드 13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순위 2위를 달리는 박지영이 제주의 강풍에도 흔들림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선두에 나서며 시즌 2승 도전장을 냈다.

박지영은 14일 제주 제주시 더시에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솎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4언더파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던 박지영은 이틀간 합계 9언더파 135타를 써내 이승연(8언더파 136타)에 1타 앞선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KLPGA 투어 통산 5승의 박지영은 이번 시즌 평균 타수 1위(70.47타)에 오른 선수다. 상금은 2위(4억9,056만원), 대상 포인트는 3위(266점)를 달리는 그는 2023시즌 개막전으로 지난해 12월 열린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 이어 약 7개월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이날 강풍이 이어지고 비도 흩뿌리는 등 악조건에서도 박지영은 10번 홀(파4) 칩인 버디를 시작으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박지영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안정적으로만 경기하자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보다 샷과 퍼트가 모두 잘 됐다"며 "바람이 많이 도는 코스라서 바람을 최대한 잘 체크하려고 했는데, 운이 잘 따랐다"고 자평했다.

이번 시즌 초반 치른 9개 대회에서 한 번의 우승과 두 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6차례 톱10에 들 정도로 기세가 좋았던 그는 최근 3개 대회에서는 20위권에 그치거나 컷 탈락하며 주춤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박지영은 "최근 몇 주 전부터 개인적으로 거리가 늘었다고 느꼈다. 아이언은 캐리 5ｍ 정도, 드라이버는 7∼9ｍ 정도인 것 같다"며 "생각한 거리보다 크게 가서 2주 정도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간 같은 거리를 치다가 늘어나니 대회를 치르며 스스로 '이게 맞나' 싶었는데, 적응돼서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등의 확실한 발판을 만든 그는 지난해 준우승한 이 대회에서 이번엔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지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포토콜 때 (우승자가 쓰는) 왕관을 보며 '한 번쯤은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남은 이틀 잘해서 다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주 =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