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기고 무너지고… 이틀째 쏟아진 장맛비에 전국서 피해 속출
정선 피암터널 암석 6000t 유출
주말 천둥·번개 동반 요란한 비
충청·전북 최대 100㎜ 더 내려
韓총리 “인명피해 없게 긴장하라”
전국에 200㎜ 넘는 장맛비가 이틀째 쏟아지면서 정전과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지반이 약해진 탓에 토사와 암석이 도로나 주택가를 덮쳐 한밤중에 시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오랜 장마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 가운데 주말에도 전국 곳곳에 시간당 30~80㎜의 강한 비가 예보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 보안면과 고창군 고창읍 등에선 주택이 물에 잠겼다.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과 고양 일산서구에서는 다세대주택 반지하와 상가 지하 등 지하층 침수 4건이 발생했다. 충남 계룡과 논산, 보령, 아산 등지에서도 주택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군도 3호선 세대 피암터널 구간 사면에서는 전날 오후 6시37분 네 번째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산사태로 6000여t의 암석이 세대 피암터널을 덮쳤다. 이 터널은 두 번째 낙석이 발생한 7일 전면 통제됐다.
폭우에 잠긴 경찰차 전날부터 14일 오후 2시까지 291.5㎜의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에서 공설운동장 뒤편 도로의 차들이 흙탕물에 잠겨 있다. 지난달 24일 장마 시작 이후 호남 지역에는 누적 600㎜가 훌쩍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16일까지 충청과 전북 일부 지역에 시간당 50~100㎜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독자 제공·군산=연합뉴스 |
하천의 물이 불면서 곳곳에서는 홍수특보가 내려졌다. 충남 논산시는 광석면 신당리 눈다리교차로와 사월교 구간의 하천 범람으로 차량을 통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전국에 200㎜가 넘는 비가 퍼부어졌다. 전북 군산 291.5㎜, 전북 익산 274.5㎜, 충남 부여 233.5㎜, 충남 논산 222㎜, 경기 남양주 208.5㎜, 서울 노원 203.5㎜의 비가 내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관계기관과 영상으로 호우 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한 총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명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인명피해 제로(Zero)를 최우선 가치로 하여, 모든 공직자들이 장마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북한의 황강댐 방류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필승교 수위를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군남댐 홍수조절기능을 적시에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송은아·김나현·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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