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급생 살해한 여고생, 피해자에 과거 학폭 전력 확인

대전에서 같은 고등학교의 동급생 친구를 살해한 A(17)양이 피해자를 괴롭혀 학교 폭력 신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은 학교폭력으로 ‘분리 조치’ 징계를 받고 피해자 B양(17)과 학급이 분리됐지만 이들은 학내에서 계속 마주쳐야 했다.

14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8월 B양을 괴롭힌 혐의로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됐다. 심의 결과 A양의 폭력 사실이 인정돼 둘 사이 분리 조치가 이뤄졌다. 이 건은 별도의 행정심판 청구 없이 종결됐다.

두 여고생은 이후 학급이 분리됐지만, 교내에서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서도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의 유족들은 “이동수업 때마다 A양을 마주치는 것을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워했다”며 “(A양의 주장대로라면) 친하게 지냈는데 왜 학교조차 가기 싫다고 했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낙 힘들어해 부모, 삼촌, 이모들까지도 나서서 계속 아이를 데리고여행 다니며 기분을 북돋아 줬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했다.

A양은 지난 12일 오후 B양의 자택을 찾아가 B양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긴급 체포됐다. 그는 경찰에 “친하게 지냈던 B양으로부터 절교하자는 말을 듣고 B양의 물건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며 “다투다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학교 폭력 전력에 대해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학폭위 결정을 당사자 모두 받아들여 행정심판없이 종결된 사안으로 확인된다”며 “이후 학교 측에서는 두 학생의 관계가 상당 부분 회복됐던 것으로 알았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둔산경찰서 관계자는 “A양과 B양의 전자기기 등을 확보해 포렌식 중으로, A양 신병 확보 후 A양과 B양 가족, 학교 관계자,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폭넓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지법 설승원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A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