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새 ‘거래정지→재개→정지’, 두 달 뒤엔 상폐 기로... 이화그룹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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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진 이화그룹 계열 3개사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앞서 5월 10일 검찰이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등에게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이화전기·이트론·이아이디의 11일부터 매매 거래를 정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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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거래재개 번복으로 피해"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진 이화그룹 계열 3개사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거래정지로 두 달째 투자금이 묶인 개인 투자자들은 소위 '상폐 위기'까지 몰리자 고발 등 단체 행동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코스닥시장본부는 이화전기와 이트론, 이아이디 세 종목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13일 공시했다. 거래소는 통보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1년 이내 개선기간 부여 또는 상장폐지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기업의 상장적격성을 들여다보는 1심 격인 기심위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2심인 코스닥 시장위원회로 공이 넘어가게 된다.
앞서 5월 10일 검찰이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등에게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이화전기·이트론·이아이디의 11일부터 매매 거래를 정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횡령·배임 발생 금액이 총 8억3,000만 원이라는 이화그룹 공시에 11일 이아이디·이트론이, 12일에는 이화전기가 거래를 재개했다. 이후 공시가 사실과 다름을 인지한 거래소는 12일 오후 2시 22분 3개 종목에 대해 일제히 거래정지 조치를 취했다. 이틀 사이 정지-재개-정지가 이어진 셈이다. 거래소는 이들 종목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거래소가 검찰 공소장을 통해 확인한 실제 혐의 발생 금액은 총 700억 원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거래소가 이화그룹이 제출한 자료만 믿고 거래를 재개했다 번복해 극심한 혼란과 피해를 불렀다며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통상 거래정지 후 재개는 관련 악재 해소로 해석, 투자자들에게 큰 호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 거래 재개 직후 세 종목의 가격은 급등(이트론 상한가·이아이디 20%↑·이화전기 17%↑)했다.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결과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추산한 지난해 말 기준 이화그룹 3사 소액주주는 27만 명에 달한다. 이 중 1,400여 명이 모인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최근 거래소와 메리츠증권을 고발하며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바꿔 거래정지 직전 지분 전량을 매도해 투자자들로부터 ‘악재 발생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메리츠증권 측은 “모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실행했다”며 “BW 행사청구 시점이 4월 초인 점, 거래정지 직전인 5월 초 이화그룹 계열사에 추가 투자를 진행한 점을 보면 거래정지 시점을 미리 알고 매도했다는 건 근거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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