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31명 "불체포특권 포기"... 비명계 "우리라도 나서겠다"

혁신위 1호 쇄신안 3주째 공전하자
김종민 등 비명계 선제적 포기 선언
더미래 "국회 신뢰 첫걸음" 결의 촉구
김은경 "의원들의 의사표명 긍정 평가"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혁신위의 활동 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혁신위원회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추인이 불발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나선 것이다.

김종민 의원 등 31명은 14일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이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당 차원에서 추가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치고 있다"며 별도로 특권 포기 선언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며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구명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고, 본회의 신상발언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의원총회 개최 등을 통해 방탄국회 방지, 불체포특권 포기 등에 대한 민주당 전체 의원의 총의가 모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참여한 이들은 강병원, 박용진, 이상민, 이원욱, 조응천, 홍영표 의원 등 비명계가 다수를 차지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성명서를 내고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한 의총 결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하는 정당, 허구한 날 계파다툼, 집안싸움 하는 정당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는 혁신위의 첫 제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마저 않는다면 정부·여당을 향해 날리는 날 선 비판도 국민의 삶을 고민하는 대안 제시도 진정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은 혁신위가 지난달 23일 1호 쇄신안으로서 민주당에 제안한 것이다. 1호 쇄신안이 3주가 넘도록 당내 추인받지 못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혁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도 전날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을 겨냥한 검찰 수사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개진하면서 다음 의총으로 또다시 결론을 미루면서 쇄신안이 처음부터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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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혁신위원장 "의사 표명 긍정 평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경기 광명에서 '생애 첫 투표권자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대해 "지금 같은 시절에 검찰 권력의 엄중함, 부당함에 대해 의원들이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결심을 하고 의사 표명해 준 데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역 의원들의 특권) 내려놓기가 오늘부터 시작됐다 생각 앞으로 혁신이 밝게 굴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