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처럼 짠해”, 홍진경→주우재 ‘홍김동전’ 1주년 비결 (종합)[DA:현장]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열린 KBS 2TV 예능프로그램 ‘홍김동전’ 1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 현장에는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2PM), 박인석 PD 등이 참석했다.
‘홍김동전’은 동전으로 운명을 체인지하는 피땀눈물의 구개념 버라이어티다. 지난해 7월 21일 방송(비긴즈 같은 달 14일 방송)을 시작해 이번에 1주년을 맞는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저조한 시청률로 프로그램 조기 종영이 점쳐졌지만, 플랫폼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주목받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지민, 빅뱅 태양 등 여느 인기 예능 못지않은 놀라운 섭외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박인석 PD는 “요즘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다채널 다 플랫폼 시대에 1주년까지 오게 된 게 믿기지 않는다. KBS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며 “‘홍김동전’이 사랑받는 배경에는 멤버들이 존재한다. 멤버들 각자가 다 좋은 사람들이고, 서로를 아끼고 좋아한다. 또 ‘홍김동전’을 일 이상으로 애정을 가지고 임해주고 있다. 이런 모습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멤버 중 맏이 김숙은 “우리가 열심히 하는 이유는 ‘다음 회차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즘 같은 시대에 1년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지만 또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 우리가 매주 ‘다음 주에 못 볼 수 있다’고 하니 더 좋아해주는 것 같다. 혹시 이번 회차가 마지막일지 모르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우재는 “안되어 보이고 안쓰러워 보이니까 좋아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가진 게 없으니까 불쌍하니 우리라도 지켜주자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면서 “‘홍김동전’은 본가 같은 곳이다. 따뜻하다. 본가처럼 밥 차려주고 빨래해 준다. 내가 편하게 있어도 서포트해 주는 곳”이라고 했다. 장우영은 울먹이며 프로그램에 진심을 보였다. 장우영은 “2PM 이후 2PM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애정을 전했다.
김숙은 ”내 소울푸드가 떡볶이인데 떡볶이와 같은 존재다. 너무 자주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짠하다.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달려가는 거 보면 짠하다"고 했다. 홍진경은 “내게 ‘홍김동전’은 마지막 잎새 같다. 창밖에 마지막 잎새를 보면서 힘을 냈던 한 소녀가 있는데, 내가 그렇다. 떨어질 듯 버티는 이 잎사귀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듯, 시청자가 외면하면 나라는, ‘홍김동전’이라는 잎사귀는 매마를 것”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 모두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하지만 1년간 ‘홍김동전’ 시청률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자체 최고시청률 3%(17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다. 주우재는 “진경 누나가 집을 공개했을 때 최고시청률 3%를 찍었다. 진경 누나가 집을 다시 한번 공개하면 시청률은 해결된다”고 했다. 그러자 김숙도 말을 보태 홍진경 평창동 집 공개를 종용했다. 그러나 홍진경은 “아무것도 들은 게 없는데 왜 그러시냐”고 당황스러워했다.
조세호는 “샘 스미스가 내한 공연을 한다고 하더라. 그때 진경 누나 집에 초대하는 것을 기획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했다. 이에 홍진경은 “샘 스미스가 집밥 먹고 싶다고 하면 평창동 집을 내어줄 생각은 있다. 12첩 밥상을 차려 주고 침대를 내어줄 생각이 있다. 샘 스미스 아니면 집 내어줄 생각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실 남매 그 이상을 보여주는 ‘홍김동전’ 멤버들이다. 이들이 꼽은 가장 이상한 사람은 단연 막내 장우영이다. 제작진도 인정한 ‘돌아이’라고. 박인석 PD는 “촬영 스태프 말고 편집 등 후반 작업만 하는 스태프 중에 장우영 팬이 많다. 장우영은 만들어진 ‘돌아이’가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이상한 애다. 존재 자체가 톡톡 튀고 예상할 수 없다. 계산되지 않은 웃음을 지닌 친구다. 그냥 진짜 이상한 친구다”라고 했다.
주우재 역시 “장우영은 처음부터 이상했다. 계속 이상한 언행을 해왔는데 사람들이 이제 인지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세호는 “장우영을 볼 때면 내가 그릇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함을 받아주지 못해 미안할 정도다. 예능 천재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김숙은 “제일 웃긴 친구다. 본인도 안다. 요즘 자신감이 붙어 이상한 말을 너무 많이 한다. 편집되어도 꿋꿋하게 허더라”고 말했다.
시즌제에 대해서는 “‘홍김동전’이 멤버, PD, 작가를 비롯해 현장 스태프들까지 고된 프로그램이다. 시즌제를 운영하면서 한 번씩 더 좋은 아이템 개발과 퀄리티를 높이는 시간을 갖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우리가 잠깐 쉬어가는 2·3주, 한 달간 주변에 너무 많은 재미난 콘텐츠가 많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소중한 분들마저도 떠나갈까 봐 계속 달려볼 생각”이라고 시즌제 없이 연속성을 추구할 것으로 강조했다.
티끌이라도 시청자를 챙겨 모아 끌고 가겠다는 ‘홍김동전’이다. 이 이상하고 짠함이 계속 안방극장에 웃음 기폭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홍김동전’은 목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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