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수 부족에 … 올 상반기 113조 '급전' 쓴 정부
이자만 2000억 훌쩍 넘어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만 113조원이 넘는 '급전'을 당겨쓴 것으로 나타났다. 부진한 경기에 마중물을 대기 위해 재정 조기 집행에 나섰지만 '실탄'인 세수가 부족하자 한국은행과 시장에서 일종의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이 같은 일시 차입액은 연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장재정을 펼쳤던 2020년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급전 조달에 따른 이자 규모가 역대 최대인 2000억원을 훌쩍 넘기면서 상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14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올해 들어 6월까지 한국은행에서 일시 차입한 금액과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빌린 단기 차입액은 총 11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일시 차입액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재정을 투입할 일이 많았던 2020년에 한은 일시 차입과 재정증권 발행액이 총 142조5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113조원을 넘겼다.
재정당국은 세수 부족이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국고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질 때 한은 단기 차입과 재정증권 발행을 활용한다. 한은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 쓰고 세금이 들어오면 차입금을 갚거나 63일 만기의 단기 채권인 재정증권을 발행해 시중 자금을 끌어다 쓰는 방식이다.
상반기 한은 일시 차입의 누적 규모는 87조2000억원, 재정증권 누적 발행액은 26조5000억원이다.
올 들어 차입액이 급증한 것은 예산 조기 집행 목표치에 비해 세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저하고' 경기 전망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에 38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수준의 예산을 쏟아붓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올 5월 기준 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조4000억원 줄면서 세입과 세출 간 불일치가 발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은 일시 차입액의 급격한 증가세다. 한은 일시 차입액은 상반기에만 87조원을 웃돌며 2021년 연간 일시 차입한 7조5000억원보다 10배 이상 폭증했다. 지난해에는 34조2000억원이었다. 시장에 부담을 주는 재정증권보다 발행이 비교적 간단한 한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월별 한은 일시 차입액은 지난 3월 28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월 17조1000억원, 6월 15조9000억원 순이었다. 분기 기준으로 조기 집행 진도율을 평가하다 보니 분기 말인 3월과 6월에 차입액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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