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시작도 안했는데…50만원 내던 매장 전기료 70만원 찍혀"
나홀로 사장 영세 편의점주
"더 줄일 비용도 없는데" 한숨
20년 한식집도 어려움 호소
"이러다 저녁장사 접어야하나"
PC 여러대 쓰는 재택근무족
"여름엔 사무실 가는게 이득"
◆ 전기료 공포 ◆
14일 오후 부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이 모씨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우리나라 편의점 대부분이 66㎡(20평) 내외인데 점포 사장님들마다 전기요금이 월 20만원가량 늘었다고 한다"며 "앞으로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다는 게 더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덥든 춥든 냉난방기를 끄고 버티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냐"고 하소연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소규모 편의점을 운영하는 영세 점주는 더 큰 타격이 우려된다. 대형 편의점은 무인화 등 인건비 절감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영세 편의점은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56㎡(약 17평) 규모 A편의점은 지난달 전기요금으로 70만1000원을 납부했다. 지난해 6월(52만6000원)과 비교해 17만5000원 더 나왔다. 이 편의점은 올 들어 전기요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16만원 이상 증가했다.
PC방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전기요금 인상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영등포구에서 50석 규모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임 모씨는 "그동안 건물주가 전기요금을 내왔기 때문에 매달 얼마나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며 "PC방에서 전기를 많이 쓰다 보니 건물주가 최근 들어 우리가 직접 전기요금을 내는 것으로 다시 계약하자고 했다"고 토로했다.
높아진 전기요금 탓에 저녁 장사를 포기하겠다는 자영업자도 나타나고 있다. 종로구에서 20년 넘게 한식당을 운영해온 50대 이 모씨는 "아직까진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여름이 끝나고 고지서를 받아봐야 한다"며 "전기요금이 너무 많이 나오면 저녁에는 장사를 접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기요금 인상 여파는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됐는데, 전기요금이 많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사무실에 나가는 사례도 있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는 선 모씨(59)는 "웹디자이너로 일하는 아들도 재택근무를 했는데, 전기요금이 많이 나와 요새는 왕복 2시간 거리에 있는 사무실에 나가고 있다"며 "컴퓨터를 여러 대 사용하다 보니 냉방비 등이 더 나오는 것 같다"며 말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염 모씨(32)는 "강아지 2마리를 키우고 있어 종일 에어컨을 끌 수 없다"며 "전기요금이 너무 부담된다"고 푸념했다.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집에서 에어컨 틀기 무섭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장마가 끝난 뒤에는 폭염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무더위가 시작돼 올 6월에는 작년보다 열대야가 더 빠르게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 중순 최고기온을 경신한 지역도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폭염 일수는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긴 10~1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마가 끝난 후인 이달 중순~다음달 중순에 폭염 전성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예빈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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