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등 지방병원 외래진료 절반이상 '뚝'
의료 기관별 현장교섭 전환
이대목동병원·국립암센터 등
협상 극적 타결로 진정 국면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이 2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 진료 차질이 이어졌다.
서울·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13일보다 다소 진정된 모양새지만 일부 지방 병원은 여전히 의료 공백을 메우지 못해 정상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방의 일부 거점 병원은 총파업에 강경하게 참여하면서 의료체계가 여전히 마비된 상태다.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대병원은 평소 4000~4500명의 외래환자를 수용해왔지만 지난 13일에는 2000명 정도만 받는 데 그쳤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는 단순히 의사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단층촬영(CT), 채혈 등 각종 검사도 받아야 하는데 현재 파업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검사실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료원도 외래 진료를 절반 이상 줄였다. 기존에는 22개 과에서 진료를 봤지만 지난 12일부터 7개 과(내과·외과·정형외과·비뇨의학과·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만 운영 중이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의료 공백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지난 10일 충남대병원에서 2차 항암치료를 받은 A씨는 암이 림프종에까지 퍼져 현재 하지 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중환자로 분류돼 퇴원을 권유받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전원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인근 3차 병원을 급하게 알아보고 있는데 받아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당 병원에서 아토피 치료 중인 B씨는 "듀피젠트를 맞아야 하는데 놔주는 사람이 없어서 무한 대기 중"이라며 하소연했다.
반면 서울·수도권 상급병원은 의료대란이 다소 진정된 상태다.
이대목동병원과 이대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등은 지난 13일 노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의료인력 일부가 본업에 복귀하거나 최소한의 조합원만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림대성심병원, 경희대병원 등도 소수 인력만 파업에 나서면서 의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을 종료했다. 앞으로는 의료기관별로 노사 교섭을 진행하면서 파업 명분으로 내세운 7개 요구 사항에 대해 정부와 협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간의 산별 총파업 투쟁으로 노조 요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국민 지지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병원별로 현장교섭을 조속히 타결해 진료 정상화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심희진 기자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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