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도로 침수·정전 속출 … 주말에도 물폭탄 예고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7. 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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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수교 등 도로 통제
여객선·항공기 발 묶이고
서울 4000세대 한때 정전
폭우 피해자 병역연기 가능
14일 거센 비로 물이 불어난 전북 진안군 백운면 한 계곡에 고립된 주민이 소방관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15일까지 전북에 100~250㎜, 많은 곳엔 40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14일 예보했다. 전북소방본부

장맛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도로가 잠기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에선 한때 4000여 가구가 정전되고, 잠수교와 올림픽대로 여의도 나들목(IC) 양방향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됐다. 서울시는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해 14일 오전 7시 15분부터 올림픽대로 양방향 여의상류 나들목을, 오전 8시 30분부터 여의하류 나들목을 통제했다. 그 외에도 시는 이날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어나면서 잠수교 전 구간에 차량을 전면 통제했으며, 양재천로 하부도로(양방향)와 영동1교 하부도로(양방향)에 진입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호우 여파로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이날 새벽 서대문구 홍제동에선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끊어 주변 2000여 가구가 정전됐고, 전날 저녁에는 도봉구 쌍문동에서도 가로수와 전신주가 쓰러져 2123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현재는 복구 작업을 마쳐 정상화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4일 11시 기준 전국적으로 7개 시도에서 67가구 136명이 폭우를 피해 일시 대피했으며, 이 중 45가구 105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도로는 99곳이 통제되고 하천변 757개소, 둔치 주차장 181개소, 숲길 84개소가 막혀 있다. 15개 국립공원 407개 탐방로도 이용이 금지됐다.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출발 기준 전국에서 항공기 34편이 결항됐다. 김해공항에서 15편, 김포공항 9편, 제주공항 7편, 포항경주공항 2편, 울산공항 1편 등이다. 백령~인천, 제주~목포 등 71개 항로 여객선 96척이 풍랑주의보에 따라 항구에 발이 묶였다.

이번 호우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실종 1명, 부상 1명이다.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실종된 60대 여성은 수색 중이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13일 전남 보성에서 도로 비탈면 유실로 팔목을 다친 남성은 아직 입원 중이다.

경기 여주 소양천 주변을 산책하다 실족사한 75세 남성의 경우 호우가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돼 인명 피해 집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침수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14일 오전 11시 기준 농작물 침수 피해 면적은 245.2ha로 오전 6시 기준 134.2ha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호남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의 비가 내릴 예정이어서 농작물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경기도 전역에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침수와 붕괴 사고가 26건 발생했다. 이날 오전 용인 처인구의 한 저수지 인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하천을 지나려다 시동이 꺼지며 고립됐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량에 있던 남성 2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기상청은 15일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20∼5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경북 북부 내륙 80∼200㎜, 서울·인천·경기 북부, 강원, 전남권, 경상권 30∼100㎜, 제주도 5∼60㎜다.

행정안전부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되자 13일 오후 8시 30분을 기해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리고, 중대본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했다. 이번 장맛비는 정체전선 이동에 따라 규모와 범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으로 진동하던 정체전선이 15일부터는 북상하다 16일 전국에 소낙성 장마를 뿌릴 예정이다. 그 영향으로 중부지방은 16일 오전부터 오후 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부터는 전선이 다시 남하하며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중부지역에 무더위가 올 가능성이 있다.

한편 병무청은 최근 계속되는 폭우로 피해를 본 병역의무자의 경우 입영 연기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본인이나 가족이 폭우로 손해를 봤을 때 신청할 수 있다. 연기 기간은 병역 판정 검사나 입영일로부터 60일까지다.

[권오균 기자 / 박나은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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