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과 두눈 잃은 우크라이나 병사의 사진 한장…가슴이 먹먹하다 [사설]
얼굴이 화약 자국으로 덮인 병사가 침대에 누워 있다. 자세히 보니 양팔과 두 눈마저 잃은 부상병이다. 끔찍한 사진이지만 고개를 돌리지 못하는 이유는 병사를 꼭 껴안고 있는 아내 때문이다. 전쟁의 참혹함이 전해져 가슴이 먹먹해진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이 12일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리면서 "천 마디 말을 대신한다"고 썼다. 그는 "안드리는 전선에서 중상을 입어 두 팔과 두 눈, 그리고 청력의 일부를 잃었다"고 전했다. 이어 "안드리의 아내 알리나가 사랑으로 그를 돌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트윗은 게시된 지 하루 만에 100만번 이상 조회됐고,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아 안드리 부부를 응원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성토했다. 개전 초 포격이 쏟아지는 가운데 만삭의 여성이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가는 사진이 그랬던 것처럼 전 세계적인 관심과 공분을 이끌어냈다. 아내 알리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독방으로 옮겼고, 산책을 했다"며 "안드리는 다스 베이더 같은 목소리로 수다를 떨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다음날 해당 트위터에 다시 올라온 게시글에는 러시아에서 평화롭게 열리는 오페라 축제 사진과 야외에 앉아 있는 안드리 부부 사진이 대비됐다. 아내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동자를 잃은 안드리의 표정은 여전히 끔찍하다. 게라셴코 고문은 사진 설명에 "그들의 국민이 살해하고, 강간하고, 우크라이나 도시를 파괴하고 있을 때 (러시아) 뮤지션과 관객들은 음악을 즐기고 있다"고 썼다. 이번 전쟁은 잔인할 정도로 일방적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해 1년 반 동안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만 총알과 폭탄이 오간다.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로 미사일 한 발 쏠 수 없고, 민간인들의 피해와 절규는 온전히 우크라이나의 몫이다. 무기를 보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참혹한 일상을 견뎌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뜨거운 연대가 필요하다. 수많은 안드리, 알리나가 겪는 참상에 관심을 갖고 널리 알린다면 러시아의 핵 위협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Slava Ukraini(우크라이나에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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