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일본과 손잡고 제4의 경제블록 만들자"
美·中·EU만큼 시장 키워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사진)이 지배구조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복수 최고경영자(CEO)와 대주주 은퇴설계다.
최 회장은 14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열린 '경영 토크쇼'에서 "왜 CEO는 한 명이냐. 멀티가 차라리 낫다"며 "(대주주가) 내 회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내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도 늙어서 (복잡한 경영 상황에) 적응이 안 된다"며 "이제 멀티 회장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됐으며, SK에는 여러 종류의 C레벨이 한 팀이 돼서 경영 의사결정을 내리는 C팀이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제주포럼에 모인 경영인들에게 은퇴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여러분이 행복해야 회사도 행복한데, 잘한다고 일만 계속하면 모두 힘들다"며 "멀티 CEO 등 은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뗀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CEO 성과를 체크하거나 인사를 할 수 있다"며 "자식에게는 회사가 아닌 주주로서의 이익을 주는 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유럽연합(EU)·중국과 견줄 수 있는 '제4의 경제블록'도 제안했다. 일본과 합치고, 북한과의 연결 등을 통해서다.
그는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룰을 강요하면 우리는 저항 수단이 없고, 이를 방어하려면 그들 사이즈만큼 키워야 한다"며 "EU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데 우리도 이 같은 형태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 회장은 "북한과 통일은 힘들지만 트랜스패싱(교통망 연결)이 되면, 우리는 섬나라에서 탈피해 육상으로 중국, 유럽까지 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경제블록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은 15일까지 제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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