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설렘이라니…난 항상 전투모드"
US여자오픈 준우승 맹활약
프로인 만큼 골프장은 직장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무장
지는 걸 용납 못하는 성격
"롱런 비결은 달릴 때 알고
브레이크도 잘 잡는 것"
지난 10일(한국시간)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뒤 신지애는 깜짝 놀랐다. 1등만 기억된다고 생각했던 스포츠 세계에서 우승한 만큼 축하를 받았기 때문이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를 성적으로 증명한 신지애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에 1등만 존재한다는 생각이 이번에 달라졌다"며 "감동을 주는 프로골퍼 신지애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2005년 프로가 된 신지애는 한국 여자골프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릴 만큼 수많은 업적을 세웠다. 프로 통산 64승의 빛나는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승,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8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1승 등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최고가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그는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극한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신지애는 "프로골퍼라는 직업을 선택한 만큼 골프에 있어 설렘은 없다. 골프장은 내가 일하는 직장과 같다"며 "언제나 전투 모드로 골프를 대하는 이유도 같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건 프로 데뷔 초반부터 지금까지 달라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자 선수들과 다르게 여자 선수들은 30대 초반에 대부분 은퇴한다. 1988년생인 신지애와 오랜 시간 함께했던 또래 동료들도 대부분 은퇴했다. 신지애는 다르다. 35세에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롱런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달릴 때와 쉴 때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을 꼽았다.
신지애는 "노련한 드라이버는 브레이크를 잘 쓴다고 하는데 딱 내가 그런 것 같다"며 "18년이라는 오랜 시간 프로골퍼로 살아가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즐기며 살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지애를 계속 뛰게 하는 또 하나는 성취감이다. 그는 "지금도 지는 게 너무 싫다. 우승 못 한다는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다"며 "미친 듯이 연습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골프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만큼 짜릿한 건 없다"고 덧붙였다.
4년 만에 출전한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 자신의 역대 US여자오픈 최고 성적을 경신한 신지애는 행복한 추억을 쌓고 배움을 느낀 한 주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최근 LPGA 투어에 데뷔한 선수들의 실력이 상상 이상으로 뛰어났다. 신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느낌을 받았다"며 "겁 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예전 생각이 나기도 했다. 마음속 열정을 다시 불타오르게 하는 등 좋은 자극이 됐다"고 설명했다.
US여자오픈 원정을 기분 좋게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간 신지애는 곧바로 남은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그가 최우선 목표로 삼는 건 JLPGA 투어 상금왕이다. KL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상금왕에 등극한 경험이 있는 신지애가 JLPGA 투어 상금랭킹 1위를 차지하면 사상 최초의 한·미·일 상금왕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올해 J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르면 기분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신지애는 "이루지 못한 것을 지금 생각하기에는 이르다. 상금왕에 오른 뒤 기분이 어떤지 그때 알려드리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JLPGA 투어를 계속 주 무대로 삼겠다는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신지애는 "2014년 LPGA 투어를 떠나 JLPGA 투어로 왔다. 올해로 10년째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지금도 내 선택에 만족한다"며 "이곳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더 노력하려고 한다. 올해 마지막 대회를 마치고 내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박수를 칠 수 있을 정도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고 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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