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킬패스 받는다…K리그2에서 찾은 오현규 대체자

김건일 기자 2023. 7. 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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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안양FC 박재용 ⓒ한국프로축구연맹
▲ 부천FC 안재준.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김건일 기자] 대회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출전 가능한 연령대에 이강인을 비롯한 한국 축구 황금세대가 포진한 만큼, 역대 최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예상대로 황선홍호는 우승 도전을 위한 화려한 진영으로 닻을 올렸다. 14일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최종 명단에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비롯해 정우영(슈트트가르트), 홍현석(KAA 헨트) 등 해외파들이 포함됐으며, 송민규(전북현대), 엄원상(울산 현대) 등 A대표팀을 오가는 선수들이 승선했다.

이 가운데 이강인을 필두로 엄원상, 송민규 등 A대표팀 선수들이 이끄는 2선 포지션은, 손흥민이 이끌었던 지난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전력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2선은 역대급"이라며 "우리 팀 강점"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2선과 비교했을 때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은 생소하다. 황 감독이 선택한 스트라이커는 박재용(FC안양)과 안재준(부천FC). 두 선수 모두 국내 축구계에선 차기 국가대표감으로 꼽히는 유망주이지만 각각 2000년생과 2001년생으로 잠재력을 터뜨리는 중이고, 무엇보다 K리그2에서 뛰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포지션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 국가대표팀에서 입지를 넓혀 가고 있는 오현규. ⓒ곽혜미 기자
▲ 오현규와 이강인 ⓒ곽혜미 기자

원래 황선홍 감독이 1순위로 고려했던 선수는 스코틀랜드 셀틱과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현규다. K리그1 수원 삼성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경력을 쌓고 스코틀랜드에 진출한 뒤, 국가대표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출전 가능한 연령대 중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선 경쟁자가 없다.

하지만 오현규는 이미 김천상무에서 병역을 해결했으며, 지난 1월에야 셀틱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입지를 굳혀가야 하는 시기다. 아시안게임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차출 의무가 없다. 황 감독은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차출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지만, 애초에 셀틱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축구계에선 연령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 3장 중 1장을 공격수 포지션에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14일 현재 11골로 K리그1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국내 선수 차출 또한 쉽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 차출을 허락할 경우 길게는 한 달 가량 팀을 비워야 하는데 K리그가 진행 중이고 무엇보다 시즌 막판으로 순위 싸움에 결정적인 시기라는 점에서 선수 차출은 어느 팀에나 부담이다. K리그1 득점 1위(11골)를 달리고 있는 주민규(울산 현대)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모두 무산됐다.

황 감독은 "사실 스트라이커는 특별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결정을 놓고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명단 제출하기까지 2시간 정도가 딜레이 됐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논의를 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 부분(차출 실패)도 계획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 공격수(박재용·안재준)들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준비한다면 그 선수들도 충분히 본선에서 경쟁력 있다"며 "골 못 넣는 것은 전적으로 감독 책임이다. 본선에서 과감하고 진취적인 사고를 갖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해 나갔으면 한다. 나 또한 공격수들이 그렇게 축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힘줘 말했다.

▲ 박재용 ⓒ한국프로축구연맹
▲ 박재용은 193cm 큰 키를 바탕으로 최전방에서 싸우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박재용은 지난 5월 처음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부름받았고, 지난달 중국과 친선 경기에 후반전 교체 투입됐다. 안재준은 2021년 9월 23세 이하 아시안컴에서 처음 황선홍호에 소집된 뒤 꾸준히 이름을 올려 왔다.

최전방을 두 명으로 완성한 만큼 두 선수는 상반되는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다. 박재용은 193cm에 이르는 큰 키와 골 결정력이 장점이며, 안재준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돌파 능력과 측면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이 높게 평가받는다.

황 감독은 "안재준은 올림픽 대표팀을 소집하면서 계속 관찰했다. 측면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스트라이커도 된다. 우리가 원하는 공격적인 움직임에 강점이 있고 득점력도 준수하다. 박재용은 연계 플레이가 상당히 좋다. 큰 키에 비해서 문전에서 침착하다. 신장이 있어 제공권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선수의 공통적인 장점이라면 흡수력이 빠르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본선에서도 자기 능력만 잘 발휘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학범호.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출전국 중 가장 많은 5회(1970, 1978, 1986, 2014, 2018)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2014년 부산에 이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까지 두 대회를 연속 석권했다. 은메달(1954, 1958, 1962)과 동메달(1990, 2002, 2010)은 나란히 3개씩 차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9월 19일 시작해 10월 7일 끝난다. 조추첨은 오는 27일 항저우에서 열린다.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국가대표팀 최종 명단. ⓒ대한축구협회 SNS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국가대표팀 최종명단

골키퍼(3명) : 이광연(강원FC), 민성준(인천유나이티드), 김정훈(전북현대)

수비수(8명) : *설명우(울산현대), 박규현(디나모드레스덴), 이재익(서울이랜드), 이한범(FC서울), *박진섭(전북현대), 이상민(성남FC), 황재원(대구FC), 최준(부산아이파크)

미드필더(9명) : 정호연(광주FC), 홍현석(KAA 헨트),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현대), 정우영(슈트트가르트), 고영준(포항스틸러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엄원상(울산현대), 조영욱(김천상무)

공격수(2명) : 박재용(FC안양), 안재준(부천FC)

* 와일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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