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보다 돈 더 몰린 '멕시코 ETF'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7. 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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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재편, 中대체기지 각광
글로벌 자동차업체 속속 진출
외국인 투자 작년보다 50%↑
ETF 年수익률도 20% 웃돌아

탈중국화에 따른 글로벌 머니무브의 반사이익을 멕시코가 얻고 있다. 세계 공급망 재편으로 주요국이 생산설비를 인접 국가로 옮기는 '니어쇼어링'의 대표적 수혜 시장으로 지목되면서 멕시코향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증가하고 있다.

14일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한 멕시코 상장지수펀드(ETF)에 올해 순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50억달러(약 6조원)다. 이는 같은 기간 인도 상품 순유입액(40억달러)을 넘어서는 수치다. 금융시장 정보 제공 업체인 EPFR에 따르면 글로벌 중남미 펀드에서 멕시코 비중은 2020년 이후 약 15%포인트 확대됐다.

멕시코 증시의 주요 종목을 편입한 ETF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미국 증시에서는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스 MSCI 멕시코(EWW)와 더불어 프랭클린 FTSE 멕시코(FLMX) ETF가 대표적인 멕시코 투자 상품이다.

해당 상품들은 중남미 최대 이동통신사인 아메리카 모빌, 금융서비스 업체인 그루포 피난시에로 바노르테, 음료 업체인 포멘토 에코모미코 멕시카노, 월마트의 멕시코법인 월마트 데 멕시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투자한다. EWW·FLMX ETF의 연중 수익률은 각각 27.59%, 26.91%에 달한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멕시코MSCI(합성) ETF가 유일한 상품이다. 연중 24.72%로 준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환노출형으로 별도 환전 절차 없이 손쉽게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 있다. 한국·미국 증시의 멕시코 투자 상품 중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건 EWW ETF로 순자산액은 16억4000만달러(약 2조700억원)다.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탈세계화 흐름 속에 대안 시장으로 멕시코가 떠오른 점이 글로벌 투자자들이 몰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북미 위주의 공급망 재편이 힘을 얻으면서 인접 국가인 멕시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니어쇼어링이란 본국을 떠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능의 위치를 본사가 있는 본국이 아닌 본국과 가까운 다른 나라로 되돌리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기준 멕시코에 대한 주요 투자국에서 미국 비중은 42.6%에 달했다.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에 따르면 멕시코에 대한 FDI는 2020년 282억달러에서 2021년 315억달러, 2022년 352억달러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에만 186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0%를 웃돌았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탈세계화 기조 속에 니어쇼어링이 가속화된다면 멕시코로 향하는 FDI 규모 역시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최대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는 멕시코는 낮은 인건비,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 기반과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 운송 인프라스트럭처 등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생산 거점으로서 진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표된 후 BMW, 포드, GM 등 글로벌 업체들은 멕시코 진출 결정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테슬라도 50억달러를 투자해 기가팩토리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차창희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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