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91억 땅 놓고 오간 수상한 돈···아신대에 무슨 일이
아신대학교(옛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가 291억원 상당의 부동산 매각을 놓고 졸업생들과 마찰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졸업생들은 재단 이사장이 교회 헌금계좌를 통해 개발업체로부터 수상한 돈을 받은 점, 국세청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법인결산서가 상이한 점 등을 들어 학교 회계가 불투명하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아신대 졸업생들로 이뤄진 ‘액츠(ACTS) 바로 살리기 연대’는 이날 서울시 교육청에 재단법인 아세아신학연구원의 회계를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아신대를 모체로 하는 ‘재단법인 아세아연합신학연구원’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재단 소유 부동산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재단이 매각하려는 부동산의 최저입찰금액은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291억9765만원에 달한다.
재단 이사장 A씨는 2021년 2월 부동산 매각 추진 과정에서 개발업자 B씨로부터 1000만원의 ‘뒷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녹취에 따르면 A씨가 재단 사정이 어렵다고 호소하자 개발 사업권을 갖고 싶었던 B씨는 “당장 1000만원을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재단이 아닌 자신이 목사로 있는 교회 헌금 계좌에 우회해 입금하라고 말했다. A씨는 “목회자 지정으로 분류해서 담임목사가 오더내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면서 “아주 투자를 많이 하시네. 몇 배로 돌아올 거야”라고 했다. B씨는 같은 해 2월25일 교회 목적헌금 계좌로 1000만원을 입금했다.
B씨는 주변인에게 이 돈이 “청탁금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1월 한 졸업생과의 통화에서 “그 교회와 일체의 관계도 없는데 헌금을 왜 했겠느냐”라며 “개발사업 이해관계자인데 A씨가 헌금이라고 주장하는 게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헌금이 아니고 청탁이라는 말이냐”는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졸업생들은 A씨가 받은 돈의 성격이 헌금이었더라도 문제가 된다고 보고 있다. 목적헌금이란 교회 건축 등 사용처가 구체적으로 정해진 헌금인데, 이를 교회 운영이 아닌 재단 운영에 사용하는 것은 횡령·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졸업생들은 이날 제출한 민원제기서에서 지난 5월9일 재단이 홈페이지에 공시한 사업실적 총괄표도 수상하다고 했다. 재단이 공시한 2022년 사업실적총괄표에 따르면 재단이 보유한 기본재산은 현금 5억8881만원, 부동산 9억6786만원으로 총 15억5667만원이다. 그러나 재무상태표에 기재된 자산 총계는 11억4247만원으로 4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5월2일 국세청 홈텍스에 공시한 결산서에는 순자산이 11억4247만원으로 적혀있었지만,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결산서엔 15억5667만원이라고 적혀있었다.
진정을 제기한 졸업생은 “이 둘이 맞지 않는 것은 둘 중 하나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것이고, 이는 공익법인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돈 역시 충정로 부동산과 관계가 있다”며 “2021년도 토지매각을 앞두고 없던 4억원 상당의 토지보상금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아신대 출신 한 목사는 “청렴하게 운영돼야 할 신학교가 땅 개발을 놓고 여러 의혹에 휩싸인 상태”라며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A씨가 직접 나서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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