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발탁' 황금 2선만큼 중요한 '전북 와일드카드 듀오'...특급 조연 돼줄까
[OSEN=고성환 기자] '와일드카드' 박진섭(28)과 백승호(26, 이상 전북)의 역할이 중요하다. 황선홍호가 자랑하는 2선 공격이 마음껏 날개를 펼치려면 두 선수가 특급 조연이 되어줘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는 9월 열리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나설 24세 이하(U-24) 축구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 22인을 발표했다. 황선홍 감독은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사용하며 22인 명단을 꽉 채웠다.
공격진에는 K리그2에서 활약 중인 박재용(안양)과 안재준(부천)이 이름을 올렸다. 황선홍 감독은 "공격수는 특별한 포지션이라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렸다. 명단 제출이 2시간 지연될 정도로 논의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라면서도 "현재 선택한 공격수들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미드필더진은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최근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을 비롯해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고영준(포항),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송민규(전북), 백승호(전북), 홍현석(KAA 헨트), 정호연(광주)이 황선홍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수비진에서는 박진섭과 설영우(울산) 와일드카드 두 명을 포함해 최준(부산), 황재원(대구), 이상민(성남), 이한범(서울), 이재익(이랜드), 박규현(드레스덴)이 뽑혔다. 골키퍼는 이광연(강원), 민성준(인천), 김정훈(전북)이다.
고민 끝에 22명을 추린 황선홍 감독은 "지금도 머리가 복잡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다"라며 "세 가지 정도 기준을 따졌다. K리그나 팀 내에서 경쟁력이다. 두 번째는 멀티 포지션 능력이다. 세 번째는 원팀으로서 협업 능력을 자세하게 관찰했다"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제일 눈길을 끄는 포지션은 단연 2선이다. 이강인과 정우영, 송민규, 엄원상, 조영욱 등 일찌감치 A매치 데뷔를 마친 선수들이 즐비하다. 정상빈(미네소타)과 엄지성(광주), 고재현(대구), 양현준(강원) 등 쟁쟁한 자원들이 아쉽게 발탁되지 못했을 정도다.
황선홍 감독도 "우리 팀의 강점은 2선이다. 포지션별로 불안한 부분도 있지만, 우리의 강점을 살리려면 2선이 살아나야 한다. 측면 미드필드 경쟁이 심했다"라며 "어떻게 2선 공격을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고민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전방 무게감이 떨어지는 만큼, 2선 공격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박재용과 안재준이 K리그2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국제 무대나 큰 무대에서 경쟁력에는 의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황선홍 감독이 마지막까지 주민규 발탁을 강력히 원했던 이유다.
물론 2선에서 득점을 지원해 줄 선수는 여럿 있다. 지난 시즌 라리가에서 6골을 터트린 이강인은 물론이고 송민규와 엄원상, 조영욱 모두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포항 공격의 핵심 고영준도 올 시즌 K리그1에서 6골을 기록 중이다.
다만 이들이 마음 놓고 공격적 재능을 뽐내려면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박진섭과 백승호가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척추 라인을 책임질 두 선수가 후방에서 안정감을 더해줘야만 2선 공격수들이 마음껏 날뛸 수 있다. 좌우 풀백을 소화하며 공수를 오가는 설영우보다는 박진섭과 백승호가 수비 시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박진섭은 단단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그는 대전 시절까지만 해도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지난해 전북 입단 이후 중앙 수비수로 변신했고 곧바로 K리그1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입증했다. 올 시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중원과 수비진을 오갈 수 있는 그가 황선홍호의 '불안한 부분'을 지울 적임자다.
백승호 역시 평소보다 수비적인 역할에 신경 쓸 가능성이 크다. 공격에 강점을 지닌 동료들이 워낙 많은 만큼, 그는 허리에서 정호연과 함께 팀 균형을 잡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백승호는 성인 대표팀이나 전북에서도 3선 미드필더 역할을 맡곤 했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두 선수는 전북에서 두 시즌째 발맞추고 있는 동료인 만큼, 센터 라인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다. 게다가 박진섭과 백승호 둘 다 나란히 전북 부주장까지 맡으며 리더십을 뽐내고 있다. 이들이 후배들 사이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주며 팀을 이끌어야 한다.
황선홍 감독 역시 "박진섭과 백승호는 한 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주장을 하면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라며 두 선수 중 한 명에게 주장 완장을 맡길 것이라 시사했다.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황선홍호에서 박진섭과 백승호가 수행할 역할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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