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로 아이에 '물대포'…"날려간 아이는 머리 수술"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강에서 제트스키를 타던 남성이 어린아이를 향해 '물대포'를 쏴 아이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한 제트스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결국 이 사달을 내는군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영상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주말 여의도에서 제트스키로 어린아이에게 물을 뿌려 아이가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한다고 합니다. 형사 고소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A씨가 공유한 영상에는 어린 남자아이 두 명이 한강 난간 앞쪽에 다가가자, 제트스키를 타던 한 남성이 아이들을 보더니 모터가 있는 제트스키 뒷부분을 아이들 쪽으로 돌려 거센 물을 뿌리며 출발했다. 이에 난간을 잡지 않고 있던 한 아이는 물대포 같은 거센 물줄기를 정통으로 맞아 뒤쪽으로 날려갔다.

A씨는 "올해 들어 제트스키로 한강을 이용하는 애꿎은 시민들에게 자꾸 물을 뿌려 피해를 주는 일이 잦아 곳곳에 현수막도 붙이고 기사도 나는 실정인데, 지난번 잠수교 일행분들 결국 이 사달을 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트스키 한두 번 타본 것도 아니고 물을 뿌리고 맞아본 적이 당연히 있으면 저 거리에서 나가는 물대포의 힘이 얼마나 센지 당연히 아실 텐데, 정말 뇌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이어 "거리가 먼 것도 아니고, 사고가 일어난 것을 당연히 목격했을 텐데 사고 낸 당사자와 일행분들 사고 수습은 제대로 하셨나요"라고 덧붙였다.

또 "제가 제보받은 것에 의하면 사고 낸 제트스키가 그 주 주말에 매물로 올라왔다고 하는데 처분하려던 시기가 맞아떨어졌을 수도 있지만, 사고를 은폐하려는 시도는 아니었나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누군가의 아이가 다치고 젖을 생각이 없던 사람들의 옷과 음식을 젖게 만들어 기분을 망치는 게 당신들에겐 재미이고 놀이냐"라며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우리의 취미가 남들에게 민폐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정신 나간 인간들이 많다.", "아이 상태가 걱정된다.", "같은 취미가 부끄러워진다.", "고의가 아닐 수도 있지만 후처리는 해야지", "차마 영상을 볼 수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고를 낸 해당 제트스키 운전자 B씨는 동호인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영상을 보고 뒤늦게 사고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B씨는 "3주 전에 있던 일인데 현장에서 해경도 오지 않고 아무런 상황도 없었던 터라 아기가 다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회피하고 도망갈 생각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연히 잘못된 행동에 아이가 다친 것에 반성하고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가해자 입장에서 아이와 부모님께 죽을 때까지 사과드리고 반성해야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경 쪽에 제 연락처를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좋은 취미 생활에 대해 나쁜 인식을 끼쳐 드리고 싶지 않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에서 휴식하는 시민을 향해 물벼락을 쏘는 제트스키 실태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제트스키와 같은 수상레저기구는 관리하라는 법 조항이 없다"라며 "해양경찰이 틈틈이 단속을 나가 적발하는 게 전부인데 눈치채고 재빠르게 사라져 제트스키 번호판을 모르면 당사자를 붙잡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양경찰청은 "수상레저안전법령 운항규칙에 근거해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한 조종 중 고의 또는 과실로 사람을 사상할 경우 위반 정도에 따라 조종면허를 경고·정지·취소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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