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서 발견된 아내…필리핀서 체포된 남편
오는 15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충남 태안 저수지 아내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14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회사원 김지윤(가명)씨는 남들보다 항상 40분 일찍 출근해 사무실 청소를 하고, 누구보다 성실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지난 1월 25일, 나흘의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해야 하는 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걱정된 직장 동료가 퇴근 후 그녀 집으로 찾아갔는데, 인기척이 없었다. 차량은 그대로 주차돼 있었다. 말 없이 결근하거나 지각하는 일이 한 번도 없었던 김씨였기에, 동료는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속히 김씨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휴대전화 전원은 켜져 있는데 위치가 추적되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날 김씨 남편 강모씨 역시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엔지니어로 일하던 강씨 회사가 떨어져 있어 주말부부로 지냈지만, 지인들은 부부 사이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설 전날인 1월 21일 처가를 방문해 이튿날인 22일 충남 서산 집으로 함께 돌아왔다. 처가 식구들은 설 연휴 동안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22일 저녁 집에 잘 도착했다는 통화를 마지막으로 김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25일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김씨 집 문을 개방했을 때 집안에서 다투거나 한 흔적은 없었다.
경찰은 실종된 두 사람의 생활 반응이 나타나지 않자, 휴대전화 GPS 기록을 확인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들 부부 거주지인 충남 서산으로부터 2시간가량 떨어진 인천 영종도 부근에서 휴대전화 GPS 기록이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남편 강씨 차량 역시 인천공항에서 발견됐다. 지난 1월 23일 오후 9시쯤 강씨가 홀로 베트남으로 출국하는 장면도 공항 CCTV에 찍혀 있었다.
아내 김씨가 동행하지 않았기에 경찰은 서둘러 강씨 차량 행적을 조사했다. 그리고 강씨가 공항에 도착하기 전 충남 태안에 있는 한 저수지 인근에서 50분가량 머문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저수지 수색이 시작됐다. 며칠 뒤 저수지 얼음 밑에 잠겨 있던 텐트 가방이 발견됐는데, 그 안에 훼손된 김씨 시신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남편 강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강씨는 해외로 출국한 지 18일 만인 지난 2월 10일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됐다.
김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풀기 위해 가족들이 남편 강씨 국내 송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던 때, 놀랍게도 강씨가 필리핀 외국인 수용소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필리핀 경찰이 추격한 끝에 강씨는 탈옥 8일 만인 지난 5월 29일 현지 산후안 시티 한 콘도에서 다시 검거됐다. 당시 강씨는 한국인 2명과 함께 체포됐는데, 3만 3천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 1㎏이 현장에서 발견됐다.
남편 강씨의 기이한 행적은 무엇 하나 쉽게 설명되지 않았다. 더욱이 필리핀 경찰이 아내 살해 혐의에 관해 묻자 강씨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국내에서 마약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설날이던 지난 1월 22일 메신저로만 연락하던 사람이 직원 둘을 보낸다고 느닷없이 연락해 왔고, 집을 찾아온 남성들과 대화하던 중 습격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갑자기 정신을 잃었고, 다음날 깨어나 보니 아내 김씨가 숨져 있었다는 것이 강씨 주장이다. 얼굴은 기억나지만 이름이나 연락처를 알 수 없는 의문의 남성들이 아내를 살해했고, 메신저로 연락하던 남성 또한 아이디를 바꾸고 사라져버렸다는 이야기다.
강씨는 그날 밤 자신이 문을 열어줬다는 자책감과 두려운 마음에 아내를 저수지에 유기만 했다고 말한다.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했기에 살해할 동기가 없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이번 방송에서는 한국, 캄보디아, 필리핀 3개국을 심층 취재해 살해 용의자 강씨 주장을 검증하는 한편, 그날의 진실과 함께 남편 강씨의 숨겨진 정체는 무엇인지 추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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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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