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반란 여파 軍 '청소 중'…"최소 13명 구금·15명 해임"

신정원 기자 2023. 7. 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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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러시아군 고위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금 돼 심문을 받거나 직위 해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크렘린의 범죄 활동을 추적하는 탐사매체 '도시에 센터'(Dossier Center)에 따르면 수로비킨은 바그너에 개인 등록 번호를 갖고 있는 비밀 VIP 멤버였고, 이러한 VIP 회원에 올라 있는 러시아 군 및 정보부 고위 관리가 최소 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CNN이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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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비킨·알렉세예프·미진체프 등 구금·심문
58연합군 사령관, 수뇌부 직격 후 직위 해제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그룹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 이후 '불충한' 군 고위 관계자들을 구금, 심문하거나 직위해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반란과 관련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2023.07.1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지난달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러시아군 고위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금 돼 심문을 받거나 직위 해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불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장교들을 색출하려는 크렘린의 노력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더 광범위하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고위 장교 최소 13명이 구금돼 심문을 받았고 이 중 일부는 이후 석방됐다. 또 약 15명은 직무가 정지되거나 해임됐다. 한 소식통은 "구금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청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엔 '아마겟돈 장군''시리아의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은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대장)이 포함돼 있다.

수로비킨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당시 남부군관구 사령관이었다가 그해 10월 '우크라 특별군사작전 총사령관'으로 올랐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올해 1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자리를 뺏겼다. 그는 최근 바그너 반란 계획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은 이번주 "수로비키은 휴식 중"이라면서 "그는 지금 자리에 없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수로비킨은 범죄 혐의로 기소되진 않았다고 한다. 반란 계획을 알고 있었지만 관여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의 석방 여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반란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지 여부에 달렸다고 했다.

수로비킨의 부관인 안드레이 유딘 대령과 국방부 해외 첩보기관 군사정보부(GRU) 부국장인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중장도 구금됐으나 나중에 석방됐다. 그들은 직무가 정지됐고 감시를 받고 있다고 한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마리우폴의 도살자' 미하일 미진체프 전 대령도 심문을 받았다. 그는 지난 4월 말 바그너 그룹에 합류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사령관(왼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직위 해제된 인물로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지역 전투를 이끌었던 제58연합군 사령관 이반 포포프 소장이 있다.

그는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군사 지원 부족에 대해 직설적으로 항의한 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지휘권을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군 수뇌부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군인들의 뒤통수를 쳤다"면서 '반역적, 비열'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맹비난했다.

WSJ은 "이 거친 단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힘든 전투와 큰 손실로 러시아 군 (수뇌부)에 대한 불만의 깊이를 보여준다"면서 "바그너 반란이 러시아 지도부에 대한 또 다른 비평가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크렘린의 범죄 활동을 추적하는 탐사매체 '도시에 센터'(Dossier Center)에 따르면 수로비킨은 바그너에 개인 등록 번호를 갖고 있는 비밀 VIP 멤버였고, 이러한 VIP 회원에 올라 있는 러시아 군 및 정보부 고위 관리가 최소 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CNN이 보도한 바 있다.

크렘린은 반란 사태 후 바그너 그룹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2일 바그너로부터 탱크 수백대와 로켓발사기 및 대포, 라이플 소총 2만정, 다른 소형 무기와 탄약 2500t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반란 후 닷새 만인 6월29일 예브게니 프리고진 등 바그너 지휘관 35명과 3시간 동안 만났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한 행사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말 푸틴 대통령이 수로비킨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쇼이구 국방장관 및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서울=뉴시스] 러시아 군 수뇌부를 비판한 뒤 직위 해제된 러시아 제58연합군 사령관 이반 포포프.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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