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호스피탈+바캉스) 즐기세요?"…환자 유인하는 불법 광고 판쳐

박미주 기자 2023. 7.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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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이 입원을 '호캉스'라 표현하며 광고성 문자를 보내 논란이 인 가운데 한 병원에서도 입원실에서 호캉스를 보내라는 광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호캉스는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인데 이를 병원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변형한 의료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문자메시지에선 '1,2인실로 구성된 상급병실을 일반병실료로 이용할 수 있고, 하루 입원 및 치료 비용인 6만원은 실손보험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며 한의원 호캉스를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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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호캉스'로 환자 유인하는 불법 의료 광고 판쳐… 보험금 누수 막는 대책 필요
인천의 한 병원이 블로그에 올린 '호캉스' 병원 마케팅 글 캡처/사진= 블로그 캡처

"호캉스는 '병원(HOSPITAL)+휴가(VACANCE), 병원에서 호캉스 보내세요."

한의원이 입원을 '호캉스'라 표현하며 광고성 문자를 보내 논란이 인 가운데 한 병원에서도 입원실에서 호캉스를 보내라는 광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은 호텔처럼 어메니티(편의용품)을 준다고도 하는 등으로 의료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 의료광고는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유발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누수의 원인이 된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천의 한 병원은 지난 10일 '[공지]인천***병원에서 호캉스하고 척추관절 건강까지 챙기세요!'란 제목의 글을 병원 블로그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병원은 시각물을 만들고 호캉스는 병원과 휴가의 합성어도 될 수 있다며 병원에서 시원하게 치료받자는 내용의 홍보글을 올렸다. 쾌적하게 입원생활을 하면서 척추와 관절 건강을 챙기기 위한 도수치료를 받으라는 내용이다. 당초 호캉스는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인데 이를 병원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변형한 의료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인천의 한 병원이 블로그에 올린 '호캉스' 병원 마케팅 글 캡처/사진= 블로그 캡처

이 병원은 호텔처럼 어메니티도 준다고 의료 소비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비누, 칫솔, 치약, 수건 등이 입원실에 구비돼 있고 전층 모두 시스템에어컨을 풀가동하고 있어 어디를 가도 쾌적하고 시원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의 이 같은 의료광고 행위는 불법이 될 수 있다. 이 광고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제품을 제공하는 부분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에게 금품을 제공해 유인·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27조 3항에 위배되고 의료 과장 광고의 경우도 의료법 56조 2항에 따라 금지된다"고 말했다.

며칠간 게재됐던 해당 병원의 호캉스 마케팅 블로그 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앞서 한 한의원이 입원실에서 호캉스 보내라고 마케팅한 것이 논란이 되자 자진 삭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의 한 병원이 블로그에 올린 '호캉스' 병원 마케팅 글 캡처/사진= 블로그 캡처

앞서 서울 마포구의 한 한의원은 하루 입원비 30만~40만원의 호텔급 병실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며 '건강보험 호캉스'를 권유하는 마케팅을 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 한의원은 '건강보험 호캉스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문자메시지를 일부 소비자에 전송했다. 문자메시지에선 '1,2인실로 구성된 상급병실을 일반병실료로 이용할 수 있고, 하루 입원 및 치료 비용인 6만원은 실손보험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며 한의원 호캉스를 권유했다. 이에 마포구 보건소에서 해당 한의원의 의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불법, 허위광고라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선 이 같은 불법 의료 광고가 국민에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불법 의료 광고는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로 연결돼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누수의 원인이 되고 선량한 국민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며 "불법 의료 광고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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