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ℓ 마셔야 위험, 난 제로콜라 먹겠다"…의대 교수가 남긴 글

정심교 기자 2023. 7. 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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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콜라, 그럼 먹어, 말아? 난 그냥 먹기로 했다."

이 글에 따르면 평소 제로콜라를 너무 좋아하고 자주 마신다는 정 교수는 아스파탐이 '2B군'으로 분류된 점에 주목했다.

정 교수는 "체중 60㎏ 기준으로 제로콜라를 하루 5ℓ(리터) 넘게 마셔야 위험하다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하루 1ℓ 미만으로 제로콜라를 마신다면 위험선에서 매우 멀어져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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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사진=정심교 기자

"제로콜라, 그럼 먹어, 말아? 난 그냥 먹기로 했다."

14일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이 글이 주목받는다. 저칼로리의 음료·막걸리·아이스크림 등에 많이 함유된 아스파탐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국제암연구소(IARC)·국제식량농업기구(FA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14일(현지 시각), 아스파탐에 대해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지정한다고 공식 발표한 데 대한 그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이 글에 따르면 평소 제로콜라를 너무 좋아하고 자주 마신다는 정 교수는 아스파탐이 '2B군'으로 분류된 점에 주목했다. 국제암염구소가 분류한 발암물질 가운데 1군은 확정적인 의학적, 생물학적 근거가 있지만 2군부터는 확실한 인과 관계보다는 상관성에 가까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한다.

1군 물질은 '무작위로 누구는 먹어보고, 누구는 먹지 않았을 때 암이 생기는지 여부를 살펴본 정도'에 준하는 명백한 근거나 실험 결과가 있다는 의미다. 2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노출하는 실험이 어려워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A와 B로 다시 나뉜다. 그중 동물 실험에서 그 물질이 암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충분할 때 2A군에, 충분하지 않을 때 2B군에 지정된다.

정 교수는 이 글에서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근거를 제시한 논문 2개를 제시했다. 첫째는 2000년대 초에 설치류(쥐 등)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인데, 해당 연구에서 설치류에게 아스파탐을 하루 섭취 권고량만큼 투여했더니 혈액 관련 암 발생 위험이 10% 정도 증가했다. 둘째는 지난해 3월 프랑스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다. 사람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인공감미료 섭취 여부에 따른 암 발생률을 추적했는데, 인공감미료를 섭취한 사람의 암 발생 위험이 1.1배 높았다. 특히 아스파탐 섭취군의 발암 위험성은 1.15배 더 높았다는 것이다.

첫 번째로 언급한 연구 결과에 대해 정 교수는 "위험도가 10% 정도 증가했다고 하지만 이 정도의 위험도 차이는 연구 설계의 한계를 극복할 정도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두 번째로 언급한 연구에 대해 그는 "비록 프랑스에서 진행한 연구는 잘 설계·수행됐지만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사람 대부분은 건강에 관심이 높은 고학력·고소득자이었으므로 전체 인구 집단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WHO의 섭취 권고량에도 주목했다. WHO 기준, 아스파탐의 1일 섭취 권장량은 몸무게 1㎏당 40㎎으로, 막걸리 33병을 마시거나 과자 300봉지를 먹었을 때 해당한다. 정 교수는 "체중 60㎏ 기준으로 제로콜라를 하루 5ℓ(리터) 넘게 마셔야 위험하다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하루 1ℓ 미만으로 제로콜라를 마신다면 위험선에서 매우 멀어져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오히려 오리지널 콜라(당분이 많은 일반 콜라)가 가진 당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정 교수는 "오리지널 콜라 전체 함량의 10%에 해당하는 당분은 암 이외에도 과체중·당뇨병과 이로 인한 심근경색 위험을 가져온다"며 "탄산음료를 그나마 당이 적은 음료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이 가치를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가 언급한 '제로콜라'는 아스파탐이 든 다이어트 콜라를 가리키며, 국내에선 펩시의 '펩시제로'가 대표적이다. 코카콜라의 '제로콜라'엔 인공감미료 가운데 아세설팔칼륨과 수크랄로스가 함유됐지만, 아스파탐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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