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다” 젤렌스키 트윗, 나토 신속 가입 약속도 불발시킬 뻔

정미하 기자 2023. 7. 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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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가 없고 터무니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관철하기 위해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런 강경한 어조로 인해 나토가 준비 중이던 '우크라이나 신속 가입' 약속이 불발될 뻔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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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가 없고 터무니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관철하기 위해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런 강경한 어조로 인해 나토가 준비 중이던 ‘우크라이나 신속 가입’ 약속이 불발될 뻔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13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나토 회원국에 대한 젤렌스키의 화가 난 트윗은 자칫 역효과를 부를 뻔했다’는 기사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속도에 문제를 제기한 트윗은 미국 백악관을 뒤흔들었고, ‘가입 초청’이라는 말을 다른 말로 대체하는 것까지 고려됐다”고 보도했다.

12일(현지 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 모인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왼쪽부터). / EPA 연합뉴스

31개 나토 회원국은 지난 11일 공동선언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신속 가입을 약속했다. 나토 가입 절차가 개시될 경우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인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면제해 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토 회원국 후보국은 가입 절차가 시작되면 정치, 군사, 경제 등에서 나토가 요구하는 수준의 개혁 작업을 거쳐야 한다. 지난 2020년 나토에 가입한 북마케도니아는 MAP 절차를 밟는 데만 20년이 걸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는 MAP 과정을 생략해 주기로 했다.

다만, 나토는 가입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과 독일 등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일정을 정확하게 제시하면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며 일정 제시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즉시 가입 혹은 종전 후 바로 가입을 희망해 왔기에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토의 공동선언문 발표 전에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면서 빚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일인 11일,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전례가 없고 터무니없다”는 트윗을 올렸다. 나토 가입 불발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시하면서 정상회의 폐막(12일) 전에 우크라이나 입장이 조금 더 반영된 최종 정상 선언이 나올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WP가 전한 바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트윗은 역효과를 낳았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도 했던 미국이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미국 대표단은 ‘분노’했다”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바이든 대통령을 회담장 밖으로 데리고 간 뒤 무언가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신속 가입을 덜 환영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언문을 고치는 것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WP에 “실제로 공동선언문 수정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가입 초청이 담긴 선언문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결국 공동선언문은 초안대로 발표됐다. WP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중부 유럽, 발트해 연안 국가들이 원래 합의된 문구를 유지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WP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본인의 트윗으로 인해 정상회담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놀란 것을 깨닫고 태세를 전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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