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비만 오면 조마조마"…작년 물난리 겪은 용인 고기동 가보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늘 새벽 3시에도 플래시를 들고 동네를 순찰했어요. 올해는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비만 오면 조마조마합니다."
1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교 인근 마을에서 만난 주민 이모 씨는 세차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올핸 피해 없지만 불안감 여전"…작년 수해 커 특별재난지역 지정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오늘 새벽 3시에도 플래시를 들고 동네를 순찰했어요. 올해는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비만 오면 조마조마합니다."
1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교 인근 마을에서 만난 주민 이모 씨는 세차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작년 8월 중부지방 집중호우 당시 이씨의 주택은 마당과 반지하 공간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마당에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는 바람에 조금만 대피가 늦었다면 큰 변을 당할 뻔했다.
이후 이씨는 반지하 공간에 배수펌프 2대를 설치해 수해에 대비하고 있지만 아직도 트라우마가 남아 비만 오면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침수 피해를 봤던 고기교 인근 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그저 별일 없이 잘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작년 수해 이후 석기천 수해 대비 공사가 이뤄져 올해는 큰 피해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자연재해라는 게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보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마트 맞은편에 있는 편의점에서는 석기천이 범람해도 가게 침수를 막기 위해 출입문 앞에 장착과 분리가 가능한 차수벽을 설치해놓기도 했다.
마트 직원은 "동네 주민들은 비만 오면 고기교 상황은 어떤지, 석기천 수위가 얼마나 되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며 "작년 같았으면 벌써 다 침수됐을 텐데 그나마 작년부터 지난달까지 진행된 수해 예방 공사 덕에 지금은 물도 잘 흐르고 피해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고기교 인근에는 전날부터 176mm의 장맛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석기천 수위는 고기교 높이까지 아직 1m 남짓 여유가 있었고, 물 흐름은 막힘이 없이 원활한 상태다.
하천 폭은 작년의 2배 정도로 넓어졌고, 제방에는 홍수 방어벽이 설치돼 있다.
무엇보다 작년 집중호우 때 수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잡목은 보이지 않았다.
작년 수해 당시엔 상류에서 떠내려온 잡목이 교각에 걸려 물 흐름을 방해한 것이 석기천 범람의 원인이 됐다.
작년 8월 이후 최근까지 용인시는 석기천부터 낙생저수지, 저수지에서 이어지는 동막천의 준설 작업을 완료했다.
또한 고기교 주변 제방 92m 구간에는 높이 1m 정도의 홍수 방어벽을 설치했다. 방어벽은 아직 거푸집을 제거하진 않은 상태지만 콘크리트 굳힘 작업은 완료된 상태여서 제방 역할을 하는 덴 무리가 없다고 용인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낙생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측도 갈수기 때 밖으로 드러나는 저수지 바닥 퇴적토를 정리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수해 복구공사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석기·동막천 준설, 제방 보강 등 홍수 예방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향후 고기교 확장 공사, 낙생저수지(하류) 수문 설치 등 중장기 과제도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8일부터 15일 고기동 일대에는 누적 534㎜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38억 원 규모의 수해가 발생,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goal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핵펀치' 잃은 58세 타이슨, 31세 연하 복서에게 판정패 | 연합뉴스
- '오징어게임' 경비병으로 변신한 피겨 선수, 그랑프리 쇼트 2위 | 연합뉴스
- 학창 시절 후배 다치게 한 장난…성인 되어 형사처벌 부메랑 | 연합뉴스
- 아내와 다툰 이웃 반찬가게 사장 찾아가 흉기로 살해 시도 | 연합뉴스
- 원아 머리 킥보드로 때렸던 유치원 교사, 다른 원생 11명도 폭행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페루서 독거미 320마리 밀반출하려다 20대 한국인 체포돼 | 연합뉴스
- 타이슨, '핵주먹' 대신 '핵따귀'…폴과 대결 앞두고 선제공격 | 연합뉴스
- 김준수 협박 금품 갈취한 아프리카TV 여성 BJ 구속 송치 | 연합뉴스
- 의문의 진동소리…옛날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적발된 수험생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