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與 원내사령탑 윤재옥…당 '존재감' 과제

김주훈 2023. 7.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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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지 100일이 됐다.

지난 4월 초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의 앞에는 당 안정이라는 과제가 놓여있었다.

그는 협상을 위해 매주 월요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찬(점심)에 나설 정도로 소통을 강화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 당장은 국조를 거부하고 있지만, 야당의 공세가 장기화될 경우 경색된 국면을 풀고 주도권을 선점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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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서 대통령실에 이슈 주도권 밀렸다는 아쉬움 표출
양평 고속도로 사태 해결 여부…리더십 시험대 위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지 100일이 됐다. 그동안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의 신망은 두터운 편이다. 다만 당 안팎으로는 원내지도부가 대통령실의 이슈 주도권에 밀려 당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나오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와 원내 전략을 밝혔다. 지난 4월 초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의 앞에는 당 안정이라는 과제가 놓여있었다. 당시 당을 둘러싼 여러 악재(이준석 전 대표 당원권 정지·비상대책위원회 등)가 겨우 수습된 상황이었고, 당 안정과 지지율 상승이 최우선 목표이기도 했다. 이에 그는 특히 의회 정치 복원을 통해 여당으로서 국정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여기에 맞춰 그는 취임 직후 5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며 비교적 성공적인 리더십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이 설 자리는 한정적일 뿐 아니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주도권 경쟁 심화로 최근 협상 국면은 경색된 실정이다. 실제로 전날 7월 국회 관련 여야 원내대표 협상은 평행선을 유지한 채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취임하면서 의회정치 복원을 중요하게 얘기했는데, 사실상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서 부끄럽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의회정치 복원을 위해선 결과를 만들어 내야 평가받는데, 단지 자주 보고 소통하는 것으론 국민적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위해 매주 월요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찬(점심)에 나설 정도로 소통을 강화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극단적 지지자들의 행동이 진전된 합의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첫 시험대였던 전세사기 특별법 협상보다,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사태가 더욱 풀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점이다. 야당은 이번 의혹을 기회 삼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책임론을 부각하기 위해 국정조사까지 요구하는 실정이다. 윤 원내대표 당장은 국조를 거부하고 있지만, 야당의 공세가 장기화될 경우 경색된 국면을 풀고 주도권을 선점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상황이다.

나아가 당내에선 원내지도부가 대통령실 이슈 주도권에 밀려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야당과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당정 관계상 이슈를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당정이 원활한 협조보단,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소통 강화는 필요하지만 당이 차별화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당이 중장기 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단기적 대응에만 급급하다 보니, 중장기적으로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부족해 보인다"며 "단순히 민주당이 주적이니 맞받아치는 것이 아닌, 수권정당으로서 역할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원외 인사도 지적하는 문제다. 한 PK(부산·울산·경남) 출신 전직 의원(4선)은 "현재 당 분위기를 보면 대통령실을 너무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실과 당의 역할은 분리돼 있는데,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미흡하다는 생각"이라면서 "야당의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단, 대통령실의 입장을 토대로 대응하다 보니 당의 존재감이 약해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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