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의 기적…'홍김동전'이 걸어온 길 [종합]
제작진·멤버들이 짚은 1주년의 가치
이들이 시청률 1%에도 달리는 이유
홍진경 김숙 조세호 등 색채 다른 예능꾼들이 한곳에 모였다는 평가를 받는 '홍김동전'이 방영 1주년을 맞이했다. 타 장수 예능과 비교했을 때 결코 긴 시간은 아니지만 '홍김동전'은 걸어온 길은 사실 순탄하지 않았다. 시청률 1%대의 성적이지만 10·20·3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웃음에 진심인 이들이 매회 다른 서사와 감성으로 스스로의 리그를 완성했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KBS 본관에서 '홍김동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우영과 박인석 PD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홍김동전'은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우영이 출연해 동전으로 운명을 체인지하는 피땀눈물의 구개념 버라이어티다. '1박2일 시즌3'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리즈, '구라철'의 박인석 PD와 '배틀트립'의 최은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수년 전부터 KBS는 꾸준히 예능의 위기를 논했고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 외에 슈퍼 IP를 내놓지 못했다. 저조한 성적을 냈던 '홍김동전'도 폐지설에 휘말렸지만 팬들의 폐지 반대 청원이 잇따르면서 '홍김동전'의 저력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홍김동전'은 OTT 플랫폼 웨이브 기준 KBS 비드라마 부문 7주 연속 1위를 이어가며 OTT 콘텐츠 강자로 떠올랐다. '홍김동전'은 웨이브 신규유료가입 견인 콘텐츠 예능 부문 4위를 기록, 비드라마 14주째 1위를 경신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 가치정보분석시스템 라코이(RACOI) 기준 5월 2주 예능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주우재 8위, 홍진경 11위, 김숙 12위, 조세호 14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증명했다.
이날 박인석 PD는 "재밌는 프로그램이 세상에 정말 많다. 다채널, 다 플랫폼 시대에 1주년까지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가능할 수 있게 만든 KBS에게 감사하다. 프로그램을 좋아해준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각기 다른 캐릭터로 분장한 채 등장한 멤버들의 인사도 들을 수 있었다. 박 PD에 따르면 KBS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간택' 받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 당초 '홍김동전'의 타깃 시청층이 젊은 세대이지만 젊은 시청층의 KBS 이탈이 큰 상황이다. 그래서 '홍김동전'은 제작진은 정공법이 아닌 힘든 길을 택했단다.
뒤이어 주우재는 "팬들이 저희 예능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다른 프로그램 대비 안쓰러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면서 "지난해 예능 시상식에서 최고의 프로그램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제 개인적인 것"이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이들은 올해 연예대상 최고의 프로그램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김숙은 "오르기 어려울 것 같다. 시청률이 어느 정도로 있어야 하는데 시청률과 OTT나 반응이 들어간다면 우리도 들어갈 수 있다. 올해는 조금 더 열심히 할 것이다. 다음 회차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임하고 있다. 1년 유지하는 것도 힘들지만 있는 회차까지 열심히 하자고 한다. 팬들끼리 그런 모습을 예뻐해주시는 것 같다. 매주 다음주에 못 볼 수 있다는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앞서 '홍김동전'은 폐지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 때문이다. '홍김동전'은 방영 이래 꾸준히 1%대의 시청률을 유지했기 때문에 편성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존재했으나 존속을 유지하고 있다. 제작진을 비롯해 멤버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고 지금의 자리가 완성됐다. 폐지설에 거세게 반대하는 청원들, 팬들의 커피차 조공 등은 저조한 성적에 꺾이지 않았기 때문에 따른 보상이다.
박 PD는 "시청자들이 사랑해주는 이유는 멤버들에게 있다. 멤버들 각자가 다 좋은 사람이다. 좋은 사람들이 서로를 좋아한다. 또 프로그램을 일 이상의 애정으로 임하고 있다. 보다 보면 웃음을 놓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웃음을 만드는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홍김동전'의 강점"이라고 짚었다. 박 PD는 1주년 속 시리즈에 대한 논의가 없었냐는 질문에 "사실 '홍김동전'은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고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시즌제를 운영하면서 더 좋은 아이템을 개발하고 퀄리티를 높일 생각도 했다. 하지만 저희가 시간이 없다. 계속 달려볼 생각이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홍김동전'으로 예능 새싹의 가치를 인정받은 우영은 "2PM으로 데뷔한 지 15년이 됐다. 제겐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 짧게 예능에 참여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이렇게 하나의 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해 제 몸을 던지기까지는 걱정과 고민이 없었다. 이렇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서 너무나 감사하다. 너무 행복하고 촬영이 기다려진다"면서 그에게 새로운 변곡점이 됐음을 밝혔다.
그간 태양 지민 등 화려한 게스트들이 '홍김동전'에 참석했다. 이에 조세호는 "제 인맥으로 지드래곤을 초대하고 싶다. 항상 홍진경 누나가 재밌다고 응원한다. 지드래곤이 컴백할 시기가 된다면 '홍김동전'에 와주길 바란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최근 '놀면 뭐하니'에 합류한 주우재는 "나는 유라인이 아닌 숙라인이다. 6년 전부터 늘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김숙은 "많은 후배들 중에서 주우재를 좋아한다. 굉장히 열심히 하고 또 현실적이다. 똑똑하다. 이 친구한테는 전재산 맡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애정을 밝혔다.
홍진경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동생들처럼 멤버들이 너무 편안하다. 워낙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굉장히 자극받고 배우고 있다", 김숙은 "다른 프로그램보다 멤버들이 여기서 유독 많이 까분다.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없다. 제작진도 순하다"면서 '롱런'의 비결을 전했다.
한편 '홍김동전'은 매주 목요일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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