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관세·공급망 제재에···美, 대중 수입비중 19년만에 최저
5월까지 수입, 작년比 25% 하락
中 비중 2018년 20%서 13%로
반도체 부문은 1년 만에 반토막
멕시코 1위·캐나다 2위 반사이익
아세안 비중 10년간 2배나 증가
미국이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리스킹(위험 경감) 전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국 수입 비중이 1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중 제재의 핵심 타깃인 반도체 수입은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놓고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상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제3국과 무역 규모를 늘리면서 아시아·북미 국가들의 혜택이 커지는 모습이다. 양국이 향후 수출 통제와 그에 따른 대응 조치의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무역 구조 재편 움직임이 더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미 상무부의 무역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1690억 달러(약 213조 616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다. 미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3.3%포인트 줄어든 13.4%로 2004년 이후 1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2009년부터 매년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3위 수입국으로 내려섰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중국의 빈 자리를 메꾸며 미국의 1·2위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멕시코 수입액은 195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캐나다 역시 미국에 1760억 달러를 수출하며 중국을 추월했다. 동남아 지역도 미국 수출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해당 기간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의 미국 수출 규모는 1240억 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컸다. 미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간 2배로 늘었다.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며 중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5~2018년 20% 수준에 달했던 미국의 대중 수입 비중은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부터 감소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국의 6월 수출 총액은 285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었다. 이는 3년 4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중국 수출 규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축소된 바 있다.
특히 미국의 각종 제재가 집중된 반도체 부문의 타격이 가장 크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1~5월 미국의 중국 반도체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국은 대중국 반도체 및 핵심 부품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국 기업 중심의 생산 체계를 구축해 반도체 무역망에서 중국을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이에 중국의 반도체 수입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수입한 집적회로(IC)는 2277억 개로 전년 동기 대비 22.4%나 급감했다. 중국의 전체 수입이 0.1%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훨씬 크다. SCMP는 “미국이 특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주체인 한국·대만·일본의 첨단 반도체 및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한 가운데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이들 3개국에 대한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각각 11~20% 감소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첨단 반도체와 관련 제조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한 데 이어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막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제한해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투자 등을 아예 막는 조치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행 중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역시 중국산 배터리 및 소재·부품을 사용한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네덜란드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해 관련 제재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편 중국 역시 미국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줄어들 동안 아세안 국가에 대한 수출액은 2% 늘며 최대 수출 지역으로 올라섰다. 닛케이는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정책이 양분되면서 국제 무역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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