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골잡이 없는 황선홍호… 누가 최전방에 나서나

장민석 기자 2023. 7. 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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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전방 공격수로 합류한 박재용(왼쪽)과 안재준. / 프로축구연맹

1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 22명을 확정한 황선홍호의 가장 큰 고민은 최전방 공격수다. 대표팀 명단에서 포워드(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는 박재용(23·안양)과 안재준(22·부천)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황의조. 그는 9골을 터뜨리며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 스포츠조선DB

역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선 나이 제한과 상관 없는 와일드카드가 최전방을 책임진 경우가 많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황의조(31·노팅엄포리스트)는 최고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선발 당시만 해도 김학범 감독의 ‘인맥 축구’라며 비판을 받았던 황의조는 7경기에서 9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손흥민(31·토트넘)은 2018 아시안게임과 2016 리우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나섰다. 2012 런던올림픽 때는 와일드카드 박주영(38·울산)이 일본과 3~4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동메달의 주역이 됐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이번엔 와일드카드로 공격수를 뽑지 못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나설 박진섭(28·전북)은 주로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선수다. 백승호(26·전북)는 미드필더, 설영우(25·울산)는 측면 수비수다.

황선홍 감독이 와일드카드 공격수로 데려오기 위해 가장 공을 들였던 선수는 올 시즌 K리그1 득점 1위(11골)를 달리는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33·울산)였다. 황 감독은 “주민규 발탁을 놓고 끝까지 울산과 조율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선수들은 군 복무를 마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보통 구단도 차출을 허락한다. 하지만 주민규는 상무에서 이미 군 복무를 한 터라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울산 구단도 9월 K리그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주전 공격수를 내줄 수 없었다.

울산 현대의 주민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후보로 꼽혔지만, 울산 구단 반대로 뽑히지 않았다. / 프로축구연맹

황선홍 감독은 해외파 공격수인 오현규(22·셀틱)와 오세훈(24·시미즈)의 발탁도 고려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이미 병역을 해결한 상황에서 소속팀의 허락을 구하는데 실패했다.

황 감독이 선발한 박재용과 안재준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뛰는 공격수다. 그는 “3~4차례 뽑아서 관찰한 안재준은 중앙은 물론 측면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우리가 원하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지녔고 득점력도 뛰어나다”며 “박재용은 연계가 좋고 골문 앞에서 침착하다. 키(193cm)가 커서 제공권도 좋다”고 말했다. 안재준은 부천에서 뛰며 올 시즌 6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박재용은 안양 유니폼을 입고 6골 1도움을 올렸다.

14일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발표하는 황선홍 감독. / 뉴스1

황 감독은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최전방의 약점을 화려한 2선 공격진으로 메울 생각이다. 이번 대표팀의 2선 공격진은 황 감독이 “역대급으로 선수 선발이 어려웠다”고 토로할 정도로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을 필두로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 홍현석(24·헨트), 송민규(24·전북), 엄원상(24·울산), 고영준(22·포항), 조영욱(24·상무) 등 면면이 화려하다. 황 감독은 “우리의 강점인 2선 공격을 잘 활용하는 플레이를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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