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라팔·잠수함 등 구매한 인도 모디 총리 불러 열병식 ‘왜?’

박은하 기자 2023. 7. 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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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협력 강화 등 대중국 견제 나서
프랑스 내선 혁명기념일 초대 비판도
나롄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 엘리제궁에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국경일인 혁명기념일 행사에 주빈으로 초대돼 열병식을 지켜봤다. 프랑스와 인도는 양국 간 군사협력을 강화해 각각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독자적 외교정책과 중국 견제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보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된 열병식을 지켜봤다. 인도 육군 240명이 열병식에 참여했다. 상공에서는 프랑스 방산기업 다쏘그룹이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 전투기 3대가 에어쇼를 펼쳤다. 이후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디 총리를 위한 국빈 만찬이 열렸다. 모디 총리 방문 기간 30억유로(약4조원) 규모의 방산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방문의 핵심은 군사 협력 강화이다. 인도 정부는 최근 프랑스로부터 라팔 전투기 26대와 스코르펜급 잠수함 3대를 추가로 구매하기로 확정했다. 프랑스 방산 기업의 인도 국방 프로그램 참여와 현지 생산 확대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중국을 염두에 둔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인도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인도는 2017~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무기 수입을 많이 한 나라이다. 프랑스산 무기는 비중은 29%로 러시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인도는 2500km의 국경을 맞댄 중국에 비해 무기 제조능력이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알자지라는 인도 공군이 주력 전투기로 러시아제 미그29기를 라팔로 대체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며 프랑스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해 대중견제에 나서되, 독자적 외교 행보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엘리제궁은 프랑스·인도 전략적 파트너십 25주년을 맞아 혁명기념일에 모디 총리를 초대한다고 밝히며 “‘균형’의 강국이 되고자 하는 프랑스에 인도는 필수 파트너”라고 말했다.

프랑스24는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 어느 쪽에도 협력을 거부했던 비동맹 전통이 있는 인도에서 “미국을 완전히 따르지 않는 프랑스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않는 유럽의 독자 노선”을 강조했다 서방의 단일 외교노선을 흔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프랑스는 드골 정부 시절 미국 주도 질서의 재편을 거부하며 독자 핵 실험을 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내에서 미국과 대립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도 인도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과 달리 프랑스는 인도가 러시아에 등을 돌리도록 설득하거나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내에서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혁명 기념일에 모디 총리를 초대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집권 인도인민당은 무슬림에 대한 차별과 탄압으로 비판 받고 있다. 프랑스 좌파 의원들은 리베라시옹에 공동 기고문을 보내 양국 관계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상징적인 날 모디 총리를 초대한 것에 “냉소한다”며 “‘간디의 나라’와 ‘인권의 고향’인 우리 조국은 좀 더 나아질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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