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대표 매파’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15년 만에 사임

권순완 기자 2023. 7. 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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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62)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5년여 만에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은 13일(현지 시각) “불러드 총재가 퍼듀대학교 경영대학원 초대 원장에 취임하기 위해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불러드는 지난 1990년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입사해 수석 이코노미스트, 부국장 등을 거쳐 2008년 총재로 임명됐다. 그는 퇴임 소감으로 “지난 33년간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몸담고, 최근 15년간 총재로 일한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었다”고 했다. 그의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캐슬린 오닐 파에즈 부총재가 임시 총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은 미국 연준 소속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중 하나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연은 총재들이 매년 돌아가며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작년 투표권이 있었던 불러드 총재는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금리 인상을 주도했다. 작년 미국 기준금리는 0~0.25%에서 4.25~4.5%까지 4.25%포인트 급등했다.

그의 매파 성향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작년 3월 FOMC 회의에서 위원 12명 중 11명이 0.25%포인트 인상(베이비 스텝)을 주장했는데, 불러드 총재 혼자 0.5%포인트 인상(빅 스텝)을 주장했다. 결국 2개월 뒤인 작년 5월 연준은 22년 만의 빅 스텝을 단행했다. 작년 11월엔 “미국 기준금리를 최대 7%까지 올려야 한다”고 공개 발언해 시장에 파문이 일었다. 당시 미국 기준금리는 3.75~4%였고, 지금은 5.25%다. 올해는 불러드 총재에게 기준금리 투표권이 없었다.

불러드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재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올해 1~2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얘기다. 캐시 보스잔치크 네이션와이드 생명보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사임이) 매우 작은 영향만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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