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대학로 감독들, 가짜 연기 시켜”...원로 배우 “오만하다”

이혜진 기자 2023. 7. 14. 16: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손석구(사진 왼쪽), 남명렬. / 뉴스1

대학로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해 영화, 드라마를 거쳐 9년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손석구, 그가 연극 무대 경험을 돌이키며 “당시 감독들이 왜 그렇게 가짜 연기를 시키는지 이해가 안됐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에 원로배우 남명렬은 “오만하다”고 했다.

남명렬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석구의 발언이 담긴 기사 링크를 첨부하며 “하하하,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이라고 촌평했다. 손석구의 발언은 지난달 27일 열린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 간담회에서 나왔다.

손석구는 당시 ‘매체와 무대 연기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는 모르겠다. 똑같다. (영화와 연극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면서 “처음에 연습할 때 ‘다르게 (연기)해야 하나 생각도 하다가 (이제는) 잘 안 한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의 차이일 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 과정에서 “원래 연극만 하려고 했고 매체 쪽은 아예 시작할 생각이 없었다가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간 계기가 (있다)”며 “당시 감독님들이 ‘사랑을 속삭이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붙여주든지 (그러지도 않고) 왜 그렇게 가짜 연기를 시키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런 것 때문에 연극을 그만 뒀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다시 연극을 하면서 내가 하는 연기 스타일이 연극으로 다시 왔을 때도 (적용이) 되는지 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남명렬은 이에 대해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연극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 들이라. (차라리) ‘해보니 매체 연기가 잘 맞았다’라고 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며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후 남명렬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다만 남명렬은 페이스북에 올린 다른 글에서 “몇몇이 시대를 못타는 늙은이의 말이라고 타박을 한다”며 “셰익스피어의 시대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어질 본질에 대한 이야기다. 이 친구들아!”라고 했다.

/배우 남명렬 페이스북

손석구는 지난달 20일 개막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무대에 오르고 있다. ‘나무 위의 군대’는 1945년 4월 태평양 전쟁 막바지에 오키나와에서 미군의 공격을 피해 올라간 나무 위에서 종전을 모른 채 2년을 숨어 지낸 두 일본 군인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손석구는 이 작품으로 2014년 ‘사랑이 불탄다’ 이후 9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했다. 320석 규모의 소극장이지만 이 연극에 출연한 배우들은 육성이 아니라 마이크를 쓰고 있다.

남명렬은 1985년 연극 ‘물새야 물새야’로 데뷔해 연극, 영화, 드라마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다작 배우다. 최근에는 신구와 함께 ‘라스트 세션’으로 무대에 섰다. 그는 2020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2014년 동아연극상 남자 연기상, 지난해 이해랑 연극상 등을 받았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