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한 타도 과학적으로
요즘 골퍼들은 샷 하나, 퍼팅 하나를 해도 과학적인 데이터를 꼼꼼히 챙긴다. AR 퍼팅존에서 바닥에 나타난 경로대로 공을 굴리는 연습을 하고, 지면을 움직여 실제 필드처럼 훈련하는 시대가 왔다.
훈련 방법이 뚜렷하지 않았던 퍼팅도 이제는 과학적으로 바뀌는 길목에 섰다. 골프 시뮬레이터 업체 Q사의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 KPGA 임보형 프로는 “연습장 바닥에 퍼팅 라인이 가상으로 그려지는 증강현실(AR) 프로그램을 이용해 레슨하고 있다.
볼의 경로를 따라 훈련하는 것은 에이밍 개선뿐만 아니라 목표의식을 달성하는 재미를 주고, 시각과 청각을 활용한 훈련이 가능해 수강생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 첨단 기기를 활용하면 수강생과 더 빠른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대표적으로 AR 기술을 탑재한 첨단 기기로는 펏뷰(PuttView)와 투어펏(TourPutt)이 있다. 펏뷰는 과거 로리 매킬로이의 퍼팅 코치가 개발에 참여한 독일산 훈련 장비다. 펏뷰가 설치된 퍼팅존에 공을 놓으면 바닥에 거리, 그린 경사 등이 종합적으로 계산 돼 이상적인 퍼트 방향과 세기가 그려진다. 시각적 효과를 따라 공을 굴리면 끝. 설치에만 4000만~5000 만 원이 드는 고가인데 국내 출시 1년여 만에 50곳에 설치됐다는 점은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투어펏은 순수 국내 기술이 탑재된 제품으로 사용자의 퍼팅 성향 분석까지 겸할 수 있는 퍼팅 전용 시뮬레이터다.
이런 퍼팅 첨단 기기는 연습장을 실전 대비 훈련 환경으로 바꿔 거리감이나 경사에 따른 퍼팅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준다. 퍼팅 시 헤드가 지나가는 각도와 템포, 공의 구름이 정확히 측정된다면 좀 더 명확한 레슨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력이 오래되고 연습을 많이 해본 골퍼는 천연 잔디와 매트가 ‘천지 차이’라는 점을 안다. 실제 야외가 아닌 인조 매트에서 퍼팅 연습을 한다는 점, 그리고 항상 똑같은 경사를 품은 퍼팅존에서 훈련해야 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탄생한 ‘버추얼 그린’은 수십 개의 개별 모듈이 탑재돼 연습장 바닥을 시시각각 바꿔준다. 버추얼 그린을 전개하는 풀스윙골프 최영훈 대표는 “하나의 그린에서는 모든 종류의 퍼팅이 요구된다. AR 프로그램을 설치한 바닥이 항상 똑같다면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버추얼 그린은 시시각각 다른 그린을 조성해 훈련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고 소개했다.
즉, 앞서 소개한 펏뷰와 같은 AR 시스템을 버추얼 그린 위에 틀면 지면이 움직이면서 매번 새로운 경로를 형성해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프로는 “과거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때리세요’ ‘굴리세요’ 같은 추상적인 레슨이 통했다. 이제는 퍼팅 훈련에서도 ‘백 스트로 크가 평균보다 몇 초 빠르고, 퍼터 헤드가 2도 열리니 다시 수정해 봅시다’처럼 구체적인 레슨이 실현될 것 같다. 더불어 첨단 기술의 발전은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훈련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한계점도 있다. 그린 스피드를 조절하며 실내 훈련을 해도 천연 잔디를 밟으면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골퍼가 수두룩할 것이다. 그래도 실제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첨단 장비의 출연은 퍼팅 훈련의 몰입도를 상승시켜 준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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