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G, 화장품패키징社 삼화 3000억원대 인수

2023. 7. 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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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대표, 매각 대금 일부 재출자하기로
TPG가 보유한 글로벌 화장품브랜드와 시너지 기대
이 기사는 07월 14일 15: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삼화를 인수한다. TPG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기업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등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친환경 화장품 용기 등을 개발해 최근 글로벌 화장품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화장품패키징 전문업체 삼화는 TPG를 등에 업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TPG는 삼화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인수 대상은 조성환 삼화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삼화 지분 100% 전량과 조 대표가 보유한 삼화 계열사다. 매각 가격은 3000억원대 중반이다. 삼화와 계열사의 지난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300억원대 중반이다.

삼화는 1977년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금형을 제작하는 삼화금형사로 출범한 회사다. 현재 국내 화장품 용기 제조업계에서 영업이익 기준 1위를 달리고 있다. 삼화의 주력제품은 에어리스펌프와 쿠션컴팩트 등이다.

삼화는 2010년대 초반 로드샵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에 플라스틱 용기를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매출은 2012년 298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891억원으로 5년 만에 세 배 가량 급증했다. 해외에서 'K뷰티' 열풍이 불면서 2018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K뷰티 인기가 시든 데다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경쟁력을 잃으면서 삼화도 매출 정체기를 겪었다. 삼화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제품을 고급화면서 수익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산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전부터 준비해 온 친환경 화장품 용기도 빛을 발했다. 삼화는 올초 CJ제일제당과 생분해 화장품용기 제조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삼화가 제작한 용기는 자연환경 속에서 완전히 분해되며, 미세플라스틱도 배출하지 않는다. 생분해 소재는 일반 플라스틱 용기에 쓰이는 석유화학 소재보다 사출성형 난도가 높지만 삼화의 기술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삼화는 조휘철 회장이 1977년 설립해 지금까지 직접 일군 기업이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 대표는 대를 이어 경영에 참여해 회사를 키웠다.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국내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에 용기 공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윤신원 TPG 부대표와 논의를 이어왔다.

조 대표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매각 대금의 일부를 재출자하기로 했다. 삼화의 잠재된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는 화장품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업체와 달리 경기 변동이나 특정 브랜드의 유행과 쇠퇴와 상관없이 꾸준히 실적을 올린다는 게 장점이다.

TPG 품에 안긴 삼화는 TPG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와의 협업이 예상된다. TPG는 2018년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는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아이브로우와 색조 화장품 등이 주력 제품이다. 삼화는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를 발판으로 글로벌 화장품업계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 외에도 로던앤필드, 이엘에프코스메틱 등도 TPG가 주요 주주인 글로벌 화장품업체다.

TPG는 지난 3월 한국에서 5년 만에 아시아 지역 투자자를 대상으로 총회를 여는 등 국내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TPG는 그간 국내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럭셔리비닐타일(LVT) 업체 녹수, 베베쿡, 알빈즈 등에 투자했다. 투자 안목을 인정받아 윤 부대표는 지난해 말 전무에서 부대표로 승진하기도 했다. TPG 한국사무소는 이상훈 대표와 윤 부대표가 이끌고 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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