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 외교장관회담…참석국, 후쿠시마·우크라이나·남중국해 등 '설전'
러시아 "우크라 전쟁은 위협 중립 작전"
日 "경제적 강압 안돼"…中 "동의 어려워"
中, 후쿠시마 방류 반대…北도발 입장無
[자카르타=뉴시스]최서진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10~12시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회의에는 한국 및 아세안(싱가포르·태국·베트남·동티모르·필리핀·말레이시아·캄보디아·브루나이·라오스) 9개국과 동티모르, 뉴질랜드·일본·인도·중국·호주·싱가포르·미국·러시아 등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역내 전략적 협력에 있어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인태 지역 내 자유·평화·번영의 바탕인 규칙 기반 질서를 촉진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이자 국가주권,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 존중이라는 국제질서의 근본 원칙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동참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역내 및 세계 경기회복의 핵심임을 지적하고, 규칙 기반 질서와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에 기반한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 확립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미얀마 문제와 관련해선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얀마 문제의 해결을 위한 아세안 5개 합의사항의 실질적 진전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미얀마 국민과 난민을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12일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 아세안 외교장관 성명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작년 이래 전례 없는 빈도로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은 다수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임을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행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단결해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EAS 차원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확고함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자금원이 되고 있는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활동 대응,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등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우크라이나 전쟁·남중국해·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일부 의제에 대한 참석국간 첨예한 대립도 이어졌다.
미국 측은 대만해협과 관련해 현상 변경을 반대하고 평화 안정이 필요하다는 기본 원칙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중관계도 계속 건설적으로 관여해나가고자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미국 포함 서방세계 논리가 "상당히 불쾌하다"며 미국 등이 주도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태전략 개념이 사실상 미국이 추진하는 일종의 블록화와 다르지 않다는 논리를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러시아에 대한 잘못된 비판을 우려하고 있다며, '유엔 헌장'을 강조하고 있는 서방 국가야말로 마음대로 기준과 규틱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냐고 강한 어조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다수 국가의 비판에 대해 "위협을 중립화(neutralize)시키기 위한 특별 작전"이라고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경제적 강압은 있어선 안 된다. 이에 대해 반대한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국가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서도 "일본 국민뿐 아니라 이웃 지역 국가와 국민들에게 피해 끼치는 일은 결코 없을 거다. IAEA의 철저한 검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호주는 이에 대해 "IAEA 국제기구 권위를 존중한다"며 동조하는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보호주의와 디커플링, 냉전주의의 이분법적 사고를 반대한다"는 기본 원칙을 밝혔다. 남중국해에 대한 비난에 대해선 "항해의 자유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이) 문제 아닌가. 대만에 대해 누가 현상을 변경한 세력인가"라며 대만의 독립 움직임이 대만 평화와 안정에 도움되지 않는단 논리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제적 담합'을 언급한 일본을 겨냥해 이러한 비난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날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와 마찬가지로 이번 회의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일본의 설명에도 "우리의 사고방식은 다르다"며 방류 반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한국 및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 다수 국가가 핵 위협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러시아와 중국은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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