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인근 모텔로 대피"…폭우에 무너진 축대, 마을 덮쳐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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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큰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어요. 저녁밥 하다가 엄청 큰 소리가 나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구청 사람들이 오더니 대피하라고 하더라고요."
서울 서대문구청은 지난 밤부터 이어진 폭우가 잦아든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재개발구역에서 석축 응급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석축이 무너지던 전날(13일) 오후 6시35분 기준 서울 서대문구의 누적 강수량은 6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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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큰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어요. 저녁밥 하다가 엄청 큰 소리가 나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구청 사람들이 오더니 대피하라고 하더라고요."
서울 서대문구청은 지난 밤부터 이어진 폭우가 잦아든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재개발구역에서 석축 응급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전날 오후 6시35분쯤 콘크리트 도로를 지지해 주는 석축이 3m쯤 무너져 내리며 돌과 흙이 아래 쪽 빈집을 덮쳤다. 콘크리트 도로를 중심으로 아래쪽은 재개발 예정지역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재개발 예정 내 빈집에는 몇 년간 사람이 살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석축이 받쳐 주는 콘크리트 도로 밑으로 상·하수도관과 도시가스관이 지나고 있다. 추가 붕괴 등의 가능성은 적지만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주변 빌라 등에 거주하는 20세대 46명을 대피시켰다. 13세대 28명은 전날밤 인근 5곳의 모텔에서 숙식했다. 6세대 16명은 친인척 등 지인의 집으로 대피했고 노령 부부 1세대는 자녀들의 설득에도 대피를 거부했다.
14일 오전에도 비가 계속되면서 복구 작업은 더뎠다. 무너진 구간을 시멘트와 모래를 넣어 섞은 대형 포대로 쌓고 사토(모래와 흙)로 덮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무너진 부분을 메우면 그 위에 콘크리트를 깔고 다진다. 마지막으로 방수포를 덮어 이날 저녁 9~10시쯤에는 차량은 제한적이지만 보행자는 통행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대문구청은 복구작업을 마친 후에 주민들을 귀가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무너진 석축과 가장 가까운 빌라에 사는 주민 A씨는 "대학생인 딸과 아들이 어제 모텔에서 자고 오늘 강의들으러 갔다"며 "어젯밤만 모텔에서 자면 될 줄 알았는데 아직 돌아오기 어렵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A씨 가족은 이날 아침식사로 구청이 지원한 김밥을 먹었다. 구청은 대피 기간 숙박비와 식비, 구호물품을 지원한다.
무너진 석축 인근에 사는 주민 B씨는 "석축 위로는 재개발 지역이 아니다"라며"석축과 가까운 곳에 새로 지은 빌라가 있고 그 옆집에도 아이들과 젊은 엄마들이 살고 있는데 오늘 다들 어떻게 됐나 궁금해 현장에 와봤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석축이 무너지던 전날(13일) 오후 6시35분 기준 서울 서대문구의 누적 강수량은 65㎜다. 오는 15일까지 서울시에는 30~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비가 최대 250㎜까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 13일부터 서울 전역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연희동을 비롯해 서울 곳곳에서 축대가 붕괴되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2시쯤 서대문구 안산공원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일대가 정전됐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금천구 시흥동·서대문구 홍제동에서도 밤사이 정전이 발생했지만 모두 복구됐다.
폭우로 서울 지역 37세대를 포함해 전국에서 총 65세대 134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날 오전 기준 44세대 104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전국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실종 1명, 부상 1명이다.
전국에서 도로 99개소가 통제됐고 하천변 757개소, 둔치주차장 181개소가 통제 중이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오는 15일 오전 사이 충청권, 전북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충청권, 전라권, 경북권, 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산지에도 강한 비가 예보됐다.
오는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전국에 다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터라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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