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토하는 폐암 환자도 '대기'…두 배 길어진 수속에 환자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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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서울아산병원의 응급환자 수속이 평소보다 두 배쯤 길었어요."
서울 동남권 한 소방서 구급대에서 근무하는 A 소방관은 이같이 말했다.
A 소방관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첫날인 지난 13일 밤 폐암 말기 응급환자 이송을 맡았다.
A 소방관은 "평소라면 15분 남짓 대기하면 수속이 가능한데 어제는 30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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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서울아산병원의 응급환자 수속이 평소보다 두 배쯤 길었어요."
서울 동남권 한 소방서 구급대에서 근무하는 A 소방관은 이같이 말했다. A 소방관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첫날인 지난 13일 밤 폐암 말기 응급환자 이송을 맡았다. 환자는 피를 토하는 증세를 보여 급히 응급실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 소방관은 권역 내 종합병원 중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했다. A 소방관은 "평소라면 15분 남짓 대기하면 수속이 가능한데 어제는 30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인근 권역에서 대형 종합병원이 대거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상급병원으로 응급환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 파업 이틀째인 14일,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형병원에서는 일반 외래환자들이 진료를 거부받고 분통을 터트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이날 국립중앙의료원 내부 곳곳에는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정문 입구에는 형광색 노조 조끼와 모자를 착용한 인력들이 모여 있었다. 또 병원 내 환자 대기석에는 환자들이 아닌 의료 인력이 노조 조끼를 입은 채 휴식을 취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파업에 대비해 입원 환자를 미리 줄였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에 따르면 전주 입원 환자가 260병상 규모였던 반면 현재 약 2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퇴원한 지 3일만인 이날 다시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은 한송이씨(51) 역시 그중 한 명이다. 한씨는 지난 5월말 골절수술과 피부이식수술을 받은 뒤 이달 11일까지 이곳에 입원해 있었다. 이달말로 예정됐던 퇴원일이 열흘 가량 앞당겨졌다.
퇴원이 앞당겨진 이유에 대해서 한씨는 "병원에서 파업 때문에 인력이 부족할 거라고 퇴원을 권유했고 나도 거의 다 나은 것 같아서 일찍 퇴원했다"고 했다.
환자 수는 줄었지만 접수 데스크는 붐볐다. 번호표를 뽑고 접수를 기다리던 80대 남성 B씨는 "이렇게 기다려도 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접수 데스크는 평소 6개 운용하고 있으나 파업 여파로 단 2곳만이 열려있었다. 하지만 오전 10시쯤 대기석에는 20명 가까운 환자가 앉아있었다.
접수 데스크에는 작은 실랑이가 일었다. 고령의 남성 환자는 이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던 환자다. 평소처럼 안과, 피부과, 비뇨기과, 내분비내과 등 4곳에서 외래 진료를 접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데스크 직원은 "오늘은 파업 때문에 정상 진료가 안 된다. 내일도 토요일이라 안 된다"며 "다음주에 오셔야 된다"고 안내했다.
환자는 한 곳에서라도 진료를 받을 수 있냐고 다시 물었으나 병원 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 환자는 결국 다시 발걸음을 돌려 빗길을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세종청사 앞, 부산역 앞, 광주시청 앞 등 서울·세종·부산·광주 등 전국 4개 거점 지역에서 총 2만명 규모의 집회를 개최했다. 이후 이날 오후 4시부터 1시간가량 내부 회의를 한 뒤 오후 5시 향후 총파업 투쟁계획을 발표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는 한 15일 이후에도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부가 업무 복귀명령을 거론하나 우리가 파업권을 가진 만큼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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