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법정 출석…“전체적으로 잘못 인정”

재판부 ‘범행 당시 심경’ 제출 요구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유정(23)이 재판 준비 절차인 공판준비기일을 위해 14일 법정에 출석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는 이날 부산지법 351호 법정에서 살인, 시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이날 초록색 수의를 입고 안경을 낀 채 법정에 등장한 정유정은 정식 재판과 달리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음에도 사선 변호인과 대동해 “네” 등의 짧은 답변 정도만 했다.

검찰은 정유정이 중학생 행세를 하며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1분 피해자 A씨 집에 찾아가 A씨에게 110차례에 걸쳐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또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손목을 절단하는 등 시신을 훼손한 뒤 낙동강 인근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고 말했다.

정유정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세부적으로 약간 다른 부분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추가로 더 할 말이 없는지를 묻는 재판부 물음에 “네”라고만 답했고,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재판부는 내달 21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하고 정유정에게 본인의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을 결의한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 사항,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정유정이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과 관련해 “반성문 페이지마다 본인이 쓴 반성문을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하며 썼던데,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반성문을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며 “본인이 써낼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달 21일 구속 기소된 정유정은 같은달 28일 국선 변호인 선임을 취소하고 사선 변호인을 선임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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