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빌라왕 배후' 컨설팅업체 대표 1심 징역 8년

자신의 명의를 맡기고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다세대 주택 수백채를 소유하게 된 '강서구 빌라왕' 정 모 씨의 배후로 지목된 컨설팅업체 대표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부장판사 강민호)는 오늘(1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컨설팅업체 대표 신 모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신 씨는 지난 2019년부터 약 1년 동안 공범과 함께 여러사람의 명의를 빌려 '무자본 갭투자' 형식으로 빌라 등을 사들인 뒤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는 모두 37명으로 대부분 20, 30대 청년들이었고, 전세보증금의 총액은 80억이 넘었습니다.

이들이 낸 보증금은 매매대금보다 높았는데, 이렇게 받은 돈을 건축주, 분양대행업자, 공인중개업자 등이 나눠가졌습니다.

법원은 "사회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피해자들은 임대차보증금이 무조건 반환되는 것이라 믿었다"며 "피고인은 이들의 신뢰를 이용해 이익을 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씨는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사건이며 자신은 주범이 아닌 공범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4분의 1에 그치긴 하지만 피해자들과 일부 합의가 이뤄진 점과 피해 금액 중 신 씨가 가져간 금액이 1%도 안 되는 점 등을 고려해 검찰의 구형보다는 낮은 형을 내렸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