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장애영아 살해’ 친부모·외할머니 살인죄 적용… 친모는 혐의 부인

이른바 ‘용인 장애영아 살해’ 사건과 관련 친부와 외할머니가 14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두 사람은 경찰서를 나서며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담으로 일관한 채 호송차에 올랐다. 지난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와 동일하게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출산 당일 퇴원시켜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왼쪽)와 외할머니가 14일 오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로 40대 친부와 60대 외조모를 구속 상태로, 40대 친모를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이들은 2015년 3월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남자아이를 출산 당일 퇴원시켜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이튿날 젖먹이가 숨진 것을 확인한 뒤 시신을 인근 야산에 매장해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자녀를 살해할 목적으로 하루 동안 내버려둔 것으로 보고 살인죄를 적용했다. 당초 친부와 외조모가 친모 몰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으나, 조사 과정에서 친모도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친부가 최초 범행을 제안했고, 아이의 퇴원·방치 등 직접적인 실행은 외조모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앞서 긴급체포될 당시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나 구속 이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을 바꿔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부 등은 출산 전 유전자 검사 과정에서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날 것을 알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친모는 친부 등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며 줄곧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분만 예정일보다 한참 이른 시점에 제왕절개로 수술하고, 출산 당일 퇴원시키는 것에 직접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