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서 멈춘 우크라 '엄마 돌풍'... "앞으로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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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분들이 끝까지 함께해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주세요."
우크라이나 여자 테니스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세계랭킹 76위)는 13일(현지시간)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끝내 눈물을 쏟았다.
적국인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과는 악수도 하지 않는 스비톨리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벨라루스 출신의 빅토리야 아자란카(20위)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상대를 외면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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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분들이 끝까지 함께해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주세요."
우크라이나 여자 테니스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세계랭킹 76위)는 13일(현지시간)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끝내 눈물을 쏟았다.
비록 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을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아기 엄마이자 전쟁 피해국 국민으로서 감동의 질주를 펼친 그는 이번 대회의 '진짜 주인공'이나 마찬가지다.
한때 세계 3위까지 올랐던 스비톨리나는 동료 테니스 선수인 가엘 몽피스(프랑스)와 결혼해 지난해 10월 딸을 출산한 뒤 올해 4월 코트로 돌아왔다. 랭킹이 낮아 이번 대회 출전 자격조차 없었지만 특별 초청에 해당하는 ‘와일드카드’를 통해 경기에 나섰다.
적국인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과는 악수도 하지 않는 스비톨리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벨라루스 출신의 빅토리야 아자란카(20위)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상대를 외면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조국이 영토를 되찾을 때까지 악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선사할 수 있어 기쁘다"던 스비톨리나는 8강전에서는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스비톨리나는 “아이를 낳고 전쟁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를 향한 박수 소리는 커졌다. 센터코트 관중들은 그가 영국 선수인 것처럼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준결승 패배 뒤 기자회견에서 스비톨리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그들이 나와 끝까지 함께 해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그래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쟁 피해국 선수로 주목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놨다. 스비톨리나는 "확실히 승리에 큰 동기가 되지만, 책임감도 크고 긴장도 많이 된다"면서도 "부담감을 오늘 패배의 핑계로 삼고 싶지는 않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나를 계속 응원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자 단식은 온스 자베르(6위·튀니지)와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42위·체코)가 정상에서 맞붙는다. 자베르가 승리하면 아랍 선수 최초의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이 쓰이고, 본드로우쇼바가 우승하면 가장 낮은 순위로 윔블던을 거머쥔 선수가 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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