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빌라왕’ 배후 컨설팅업자 1심 징역 8년

서울 강서구와 은평구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 업자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부장판사 강민호)은 오늘(14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 씨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건축주가 동시진행 거래를 하고 주택의 실제 가격이 임대차보증금보다 낮은 점, 거래 과정에서 분양 대행업자와 중개업자가 법정 수수료를 현저히 넘는 리베이트를 받는 점을 피해자들이 알았더라면 계약을 맺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신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주범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무자본 갭투자자를 소개하지 않았다면 범행은 애초 성립이 불가능하고, 직접 속이지 않았더라도 전체 범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피해자 75% 이상이 사회 경험이 충분하지 않고 경제적 기반이 없는 20~30대”라며 “임대차 보증금이 당연히 반환될 것이란 이들의 신뢰를 이용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사건의 한 원인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고, 어렵게 보증금을 마련한 피해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해 자신의 이익을 실현한 피고인이 그런 언급을 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앞서 신 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건축주, 분양대행업자 등과 공모해 ‘바지 임대인’ 여러 명을 거느리고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인 뒤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 8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올해 2월 기소됐습니다.

신 씨는 서울 강서구 등지에서 주택 240여 채를 보유하다 지난해 제주에서 숨진 ‘강서구 빌라왕’ 정 모 씨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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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