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맛있는 수박 팔고 싶어”…‘수박왕’ 마음 사로잡은 이 남자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3. 7. 14. 15: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철우 홈플러스 수박 바이어
이석변 명인수박 맛보고 반해
수박 들여오고자 3년 공들여
“정성들여 키우면 줄도 일정”
홈플러스 과일팀 김철우 수박 바이어. [사진 출처 = 홈플러스]
누구나 좋아하지만 모두가 잘 고르지는 못하는 게 여름 대표 과일 수박이다. 겉모습만으로는 그 안의 당도를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그래서 맛있는 수박 한 통을 사 먹으려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검증된 곳으로 향하게 된다.

국내 유일의 수박 명인 이석변 농부(2011년 농촌진흥청 선정)의 수박은 백화점, 마트에서 판매하는 수박 중에서도 ‘끝판왕’이라 불린다.

대형마트에서는 홈플러스가 유일하게 이석변 농부의 수박을 판매 중인데, 한 통에 2만원 후반대 가격에도 매장에 내놓기가 무섭게 팔린다. 국내 단 한 명의 명인이 내놓는 수박엔 뭔가 특별한 게 있을까.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김철우 수박 바이어(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철우 바이어는 “이석변 명인수박을 홈플러스에 들여오기까지 약 3년간 공을 들였다”고 떠올렸다.

4년차 과일 바이어인 김 바이어는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시식코너에서 이석변 농부의 수박을 처음 먹어봤다고 한다. 원산지가 정읍인 걸 보고 수소문해 보니 국내에 딱 한 명 있는 수박 명인이었다.

곧바로 정읍으로 달려간 김 바이어는 이 농부의 수박농장을 보고 더욱 욕심을 내게 됐다. 모종 개발부터 비료 주입까지 전 과정이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다. 식감과 당도가 확실히 달랐고 씨가 적어 먹기도 편했다.

그는 이 수박을 꼭 판매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3년간 매일같이 이 농부에게 전화를 걸었고 수시로 정읍까지 찾아가 진심을 전했다. 결국 이 농부의 마음이 움직여 지난 2021년부터 홈플러스에서 명인수박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

명인수박 당도는 12.5브릭스(brix) 이상이다. 보통 9브릭스 이상이면 일반 수박, 11브릭스 이상이면 고당도에 속한다. 12브릭스만 돼도 그야말로 초고당도에 속하는데, 이 농부의 경우 12.5브릭스 아래로 떨어지면 수박 납품 자체를 하지 않는다.

김 바이어는 “사실 지난주에도 명인수박을 받지 못했다. 얼마 전에 정읍산지에 비가 많이 온 탓에 12.5브릭스를 채우지 못했다고 하시더라. ‘진짜 맛있는’ 수박만 내놓겠다는 명인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명인명장수박. [사진 출처 = 홈플러스]
명인 이석변 농부뿐 아니라 20여명의 수박 명장, 그 외 다른 농장주들 사이에서도 김 바이어의 신임은 두텁다. 수박 산지 곳곳을 수시로 돌아다니며 농장주들과 소통한 덕이다.

과일을 수확하는 새벽 시간에 농부들과 새참을 즐기고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다 보니 가족만큼이나 진한 관계가 됐다.

지난해 6월 론칭한 홈플러스 신선농장도 그에겐 터닝 포인트가 됐다. 농장주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상생 구조를 만들게 된 기회였다.

김 바이어는 “홈플러스는 재배역량이 뛰어난 농가를 선정해 신선농장 브랜드를 부여하고, 재배·수확·선별 등 생산 전 과정에 참여해 고품질의 과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신선농장에 선정된 농가는 홈플러스의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해 판로개척 부담을 덜고 과일의 품질 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고객 장바구니 부담도 줄어든다. 농가-고객-홈플러스 모두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인 것이다.

김 바이어는 “홈플러스 신선농장의 브랜드 파워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뿌듯하다. 농가 분들과도 소통이 더 원활해져서 가격이나 물량 등을 협의하기가 편해졌다. ‘다 같이 잘 되자’는 마음으로 서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바이어에게 수박 잘 고르는 법을 물었더니 다양한 방법이 쏟아졌다. 수박 꼭지 쪽이 움푹 파여있고, 아랫부분은 오므라들어있는 수박을 먼저 고르는 게 좋다.

수박 띠도 봐야 한다. 농부들이 밭에서 정성스럽게 관리한 수박은 띠 간격이 일정하게 그려져 있다. 흔히 말하는 수박을 두드려보는 방법은 너무 많이 두드릴 경우 수박이 멍들 수 있어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