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4개 거점서 파업 지속..무기한 파업 나설까?
노조 "의료대란 없어, 헌법·노동법상 파업 정당"
정부 강경한 입장에는 변화 없어 합의 차질빚나
여당 "노조 파업, 국민건강 볼모..민폐파업" 주장
[파이낸셜뉴스] 민주노총 산하 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4일 2일차 총파업을 서울, 세종, 부산, 광주 4개 거점 지역에서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2일차 투쟁에 이어 무기한 파업 투쟁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노조와 정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원만한 합의를 통한 파업 종료는 어려운 상황이고 파업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파업이 지속될 경우 의료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보건의료노조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했다"며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되는 조합원 1만 5000여명을 제외한 실제 파업 인원은 4만5000여명"이라고 밝혔다.
총파업에 나선 보건의료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환자안전을 위한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와 적정인력 기준 마련 △무면허 불법의료를 근절하기 위한 의사인력 확충 △필수의료서비스를 책임지는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상화를 위한 회복기 지원 △노동개악 중단과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핵심요구에 대해 사용자와 정부가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해결방안 제시를 촉구하며 총파업을 이어갔다.
노조는 "이날 오후 4시 중앙총파업투쟁본부 회의를 개최, 양일간 이어진 파업을 평가하고, 사용자와 정부의 태도 등을 고려해 무기한 파업투쟁 지속 여부, 투쟁 방식 등을 결정하고 총파업 관련 계획과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자신들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기한 파업투쟁도 불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는 "환자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했기 때문에 총파업 이후 극심한 의료대란과 진료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고, 일부 언론 등에서 환자 피해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는 것은 현실과 다르며 노조 파업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필요시 업무개시 명령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것에 대해 노조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한 것이 아니라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에 근거해 합법파업권을 확보해 파업을 하고 있다"며 "정당한 파업권의 훼손은 반헌법적이고 위법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파업 강행은 민폐"라고 밝혔다.
윤재욕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요구사항이 무엇이건 대규모 의료공백을 일으키면서까지 총파업하는 것은 의료인 윤리와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열악한 의료환경을 고려할 때 노조 요구사항 중에는 정당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요구는 적지 않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보건의료노조 파업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파업 전반을) 세밀하게 살피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에 나서며 제시한 요구사항은 이미 정부가 개선에 나서고 있는 사안이며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노조가 요구사항의 구체적 로드맵 제시하면서 국민의 건강을 외면한 채 총파업에 나선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노조와의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면서도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의료 현장의 혼란과 진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지자체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파업에 전국 시·도 부단체장들과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실시했다. 이번 회의는 노조 총파업으로 인한 의료현장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역 의료기관들의 파업상황과 대응현황을 재차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차관은 “지자체도 비상진료대책본부를 구성함에 따라 지역 의료기관들의 파업상황과 대응현황 관리를 강화하고, 필수유지 업무를 더욱 면밀히 점검하는 등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갖고 환자진료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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